신동빈 “여성-아동-글로벌이 화두”… 롯데 브랜드가치 키운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2월 1일 03시 00분


올해 첫 계열사 사장단 회의


“여성, 아동, 글로벌이 앞으로 롯데의 브랜드 가치를 높여갈 핵심 단어입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31일 사장단 회의에서 ‘뉴 롯데’의 청사진을 공개했다. 롯데의 기업 가치는 단순히 이익을 많이 내는 것에 달려있지 않다는 선언이었다. 고객 만족을 바탕으로 여성, 아동 등을 대상으로 사회적 가치를 얼마나 잘 실현하는지에 따라 기업의 가치가 좌우된다는 게 신 회장의 판단이다.

롯데그룹은 이날 서울 강서구 마곡중앙로 롯데중앙연구소에서 ‘2018 상반기 롯데 밸류크리에이션 미팅’을 열고 이 같은 미래 전략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롯데는 2005년부터 각 계열사가 참석하는 사장단 회의를 열고 있다. 올해부터는 롯데의 지속 성장을 위한 가치를 창출하자는 의미로 사장단 회의를 ‘밸류크리에이션 미팅’으로 바꿔 진행하기로 했다.

신 회장은 회의에서 “올해 브랜드 가치 제고를 위해 여성, 아동, 글로벌 등의 주제로 브랜드 빌드업이 이뤄질 것”이라며 “회사별로 메가 브랜드를 키워 롯데 전체의 브랜드 가치를 높여 달라”고 당부했다.

롯데는 지난달 10일 30대 그룹 계열사 중 최초로 비(非) 오너가 출신 여성인 선우영 롭스 대표(52)를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앉히는 등 여성인재 육성에 적극 앞장서고 있다. 기업의 미래는 ‘이익 짜내기’에 있는 게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사회적 가치를 어떻게 키워나가느냐에 달려 있다고 보고 ‘유리천장’ 깨기를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

롯데 관계자는 “육아에 지친 엄마를 위한 힐링 프로그램 ‘mom편한 엄마랑 아가랑’ 등 여성과 아동을 위한 사회공헌 활동을 진행해 왔는데 이를 더욱 강화하겠다”며 “최근 문을 연 롯데뮤지엄과 콘서트홀 등 여성과 아동을 위한 문화 콘텐츠도 활성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사업 확대에 대한 중요성도 언급했다. 신 회장은 “글로벌 사업 확대는 지속적인 성장과 수익성 제고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며 “대표이사들이 확고한 의지를 가지고 글로벌 사업을 진행해달라”고 설명했다. 롯데는 지난해 12월 현대중공업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의 호텔과 농장 인수 계약을 맺는 등 신시장 개척에 한창이다.

“사업 환경의 변화에 맞춰 유연하게 사업 구조를 재편해달라”는 주문도 덧붙였다. 경제적, 정치적 여건에 따라 핵심사업은 키우고 비핵심사업은 축소하는 결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기존 핵심 사업 부문의 수익성이 떨어지면 과감히 새로운 사업으로 대체하는 용기가 필요하다는 게 신 회장의 생각이다.

가령 신 회장이 올해 중점 사업으로 꼽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통해 e커머스와 인공지능(AI) 등 디지털 사업부문을 강화하는 한편 점차 경쟁력을 잃고 있는 오프라인 매장은 효율적으로 구조조정하겠다는 의미다.

신 회장은 10년마다 반복됐던 경제 위기를 떠올리며 2018년에도 위험에 철저히 대비해달라고 당부했다. 신 회장은 “1998년 구제금융사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있었던 만큼 올해는 특히 위기의식을 가지고 대응해야 한다”며 “올해도 외부 환경에 따른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모든 리스크에도 수익을 올릴 수 있도록 기업 체질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최근 호주오픈 남자단식에서 4강에 오른 테니스 선수 정현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안 되는 이유에 대한 변명을 하기보다 일단 도전해보는 정신이 정현 선수를 세계 최고의 반열에 오르게 했다”며 “올해가 뉴 롯데의 첫해인 만큼 여러분 모두 명확한 비전을 가지고 적극 도전하는 자세로 임해 달라”고 강조했다.

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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