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2캐럿 다이아 ‘퀸 오브 칼라하리’로 세계유일 컬렉션 완성”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1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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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시계-주얼리 브랜드 ‘쇼파드’ 카롤리네 쇼이펠레 공동대표

럭셔리 시계 및 주얼리 브랜드 ‘쇼파드’의 카롤리네 쇼이펠레 공동대표가 22일 서울 서초구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쇼파드 매장에서 새
 주얼리 컬렉션 ‘가든 오브 칼라하리’를 소개했다. 쇼이펠레 대표는 “장인정신은 세월이 녹아든 결정체”라며 “주얼리도 곧 
‘경험’의 산물”이라고 강조했다. 우림FMG 제공
럭셔리 시계 및 주얼리 브랜드 ‘쇼파드’의 카롤리네 쇼이펠레 공동대표가 22일 서울 서초구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쇼파드 매장에서 새 주얼리 컬렉션 ‘가든 오브 칼라하리’를 소개했다. 쇼이펠레 대표는 “장인정신은 세월이 녹아든 결정체”라며 “주얼리도 곧 ‘경험’의 산물”이라고 강조했다. 우림FMG 제공
눈이 부셨다. 은색 상자를 열자 작은 방 안에 광채가 흩어졌다. 진귀한 보물이 우아한 모습을 드러냈다. 큼지막한 다이아몬드들이 양귀비, 팬지 등 다양한 꽃으로 승화돼 귀걸이와 반지, 목걸이로 다시 태어났다. 다이아몬드로 치장한 손목시계와 팔찌는 반짝임으로 존재감을 과시했다.

쇼파드의 ‘가든 오브 칼라하리’ 컬렉션 가운데 50캐럿짜리 브릴리언트컷 다이아몬드가 사용된 목걸이. 우림FMG 제공
쇼파드의 ‘가든 오브 칼라하리’ 컬렉션 가운데 50캐럿짜리 브릴리언트컷 다이아몬드가 사용된 목걸이. 우림FMG 제공
스위스 럭셔리 시계 및 주얼리 브랜드인 ‘쇼파드(Chopard)’가 새롭게 선보인 ‘가든 오브 칼라하리(Garden of Kalahari)’ 컬렉션이다. 이 컬렉션에 포함된 6개의 제품에는 20캐럿 이상의 다이아몬드 5개를 포함해 총 23개의 다이아몬드가 사용됐다.

쇼파드는 342캐럿짜리 다이아몬드 원석 ‘퀸 오브 칼라하리’(사진 위)에서 나온 20캐럿 이상의 다이아몬드 5개로 새 컬렉션 ‘가든 오브 칼라하리’를 제작했다. 우림FMG 제공
쇼파드는 342캐럿짜리 다이아몬드 원석 ‘퀸 오브 칼라하리’(사진 위)에서 나온 20캐럿 이상의 다이아몬드 5개로 새 컬렉션 ‘가든 오브 칼라하리’를 제작했다. 우림FMG 제공
더 놀라운 것은 이 다이아몬드들이 모두 ‘한 몸’에서 나온 한 가족이라는 점이다. 2015년 보츠와나 카로웨 광산에서 발견된 342캐럿짜리 다이아몬드 원석 ‘퀸 오브 칼라하리(Queen of Kalahari)’가 그 ‘모태(母胎)’로, 평생 한 번 만나보기도 어려운 크기와 순도를 지닌 희귀한 원석이다. 제작 기간만 1년. 수많은 장인이 이 희귀한 원석을 세계 유일무이한 컬렉션으로 탄생시키기 위해 헌신했다.

이 프로젝트를 진두지휘했던 카롤리네 쇼이펠레 쇼파드 공동대표 겸 주얼리사업부 아트디렉터가 한국을 찾아 22일 서울 서초구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쇼파드 매장에서 이 컬렉션을 고객들에게 직접 소개했다. 쇼이펠레 대표의 부친이자 현 쇼파드 회장인 카를 쇼이펠레 3세는 1860년 창업한 스위스 시계 명가인 쇼파드를 1963년 인수했다. 쇼이펠레 대표의 오빠는 시계 부문을, 그는 주얼리 부문을 관장하며 가족이 함께 회사를 경영하고 있다.

―‘가든 오브 칼라하리’ 컬렉션에 심혈을 기울였고, 컬렉션 중 일부만 사겠다는 고객의 요청까지 단호히 거절했다고 들었다.


“이 컬렉션을 처음 선보였을 때 일부만 구입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고객이 많았다. 하지만 차마 그럴 수 없었다. 이 컬렉션은 하나의 가족과도 같은 것이다. 하나라도 없어진다면 그 의미를 잃게 된다. 전 세계에 하나뿐인 컬렉션이고, 그 누구도 같은 것을 만들어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값을 매기지도 않았다.

‘퀸 오브 칼라하리’라는 귀한 원석을 손에 넣자마자 역사에 길이 남을 역작을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했다. 수백 년이 지난 후에도 누구나 떠올릴 수 있는 그런 명작 말이다. 쇼파드의 모든 역량과 정신이 이 컬렉션에 녹아 있다. ‘어떻게 하면 이 보석을 비싼 값에 팔 수 있을까’라는 생각은 단 한 번도 하지 않았다.”

―이 컬렉션을 소개하기 위해 한국을 직접 찾은 이유는?


“한국은 쇼파드에 남다른 의미가 있는 시장이다. 쇼파드 창립 150주년이었던 2010년 한국에 첫 매장(면세점 제외)을 열었다. 뒤늦게 한국 럭셔리 주얼리 시장에 뛰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성과가 좋다. 최근 쇼파드의 대표 컬렉션 중 하나인 ‘아이스큐브’의 반지가 한국에서 웨딩링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기도 해서 직접 한국 고객들을 만나보고 싶었다. 또 한국은 어느 나라보다 소비자들이 패션에 민감하고 관련 지식도 풍부하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내년 3, 4월 새 향수를 선보일 예정인데 화장품 시장이 큰 영국 런던과 함께 서울에서도 론칭쇼를 열고 소비자들을 다시 한번 직접 만날 계획을 세우고 있다.”

―럭셔리 시계 브랜드로 출발한 쇼파드가 1985년 시작한 주얼리 분야에서도 큰 영향력을 확보하게 된 비결은 무엇인가.

“아마 다른 프리미엄 브랜드들이 보여주지 못하는 특별한 분위기 때문일 것이다. 쇼파드의 주얼리 제품은 고전적이면서도 경쾌한 느낌을 준다. 주얼리 사업을 처음 시작하면서 직접 디자인하고 제작한 ‘해피 클라운(Happy Clown)’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슬픈 얼굴을 한 광대들이 항상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준다는 것을 표현하고 싶었다. 빨간 루비, 파란 사파이어 등 다양한 색의 보석을 함께 사용해 밝은 이미지를 더했다.

이번 컬렉션에서 세공이 가장 까다롭다는 하트 모양의 다이아몬드 제작을 끝까지 고집한 것도 같은 이유다. 개인적으로 유독 하트 모양을 좋아하는데 인간이 가진 가장 아름다운 감성인 사랑을 표현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의 즐거운 감정들을 주얼리에 반영하면 지루하지 않으면서 특별한 느낌을 준다.

전통을 중시하는 브랜드지만, 적극적으로 새로운 도전에도 나서고 있다. 이번 컬렉션에서 가장 눈여겨볼 부분은 길게 늘인 다이아몬드 장식을 목걸이, 귀고리에 탈·부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목걸이에 있는 꽃 장식 펜던트는 브로치로도 사용할 수 있다. 자신의 취향과 기분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착용할 수 있게 한 것으로 다른 브랜드에서 보기 힘든 새로운 시도다.”

―‘지속 가능한 주얼리를 위한 여정’과 같은 사회공헌 활동으로 환경 운동가의 면모를 드러내기도 했다. 쇼파드가 추구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품위’가 명품을 만든다. 고객들에게 선보이는 모든 주얼리의 원재료부터 이 품위를 지켜야 한다는 게 쇼파드의 철학이다. 광산에 있는 노동자들이 정당한 임금을 받고, 안전을 보장받고, 채굴 과정에서 환경 파괴를 최소화하는 것에서 출발하는 것이다. 우리는 2013년 이 원칙을 추구하는 콜롬비아의 채굴책임연합(ARM)과 파트너십을 맺었다. 2015년에는 ARM에 속한 소규모 광산에서 만든 금을 사용해 ‘팔마 베르트(Palme Verte)’ 컬렉션을 선보였다. 이 금은 ‘공정무역 커피’란 용어에서처럼 ‘공정 채굴 금’이라고 불린다. ‘퀸 오브 칼라하리’가 발견된 카로웨 광산 업체도 적극적으로 설득해 이 운동에 동참시켰다. 내가 가진 것이 무엇인지 알고, 그것을 사회와 함께 나누는 일을 실천하는 것이 우리가 추구하는 럭셔리다.”

―사람들의 소비심리가 내가 소유하는 물건보다는 경험에 더 많은 가치를 두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 쇼파드와 같은 럭셔리 브랜드에 위협적인 요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어떻게 보는가?

“명품의 본질은 ‘영원성(Timeless)’이다. 그리고 그 영원성을 완성시키는 것이 바로 장인정신이다. 장인정신으로 만들어 낸 제품은 단순히 물건이 아닌, 세월과 연륜이 녹아들어간 하나의 결정체다. 그런 맥락에서 쇼파드 주얼리도 경험의 산물이라 볼 수 있다. 쇼파드는 이 장인정신을 이어가기 위해 직원들이 자신들의 노하우를 다음 세대와 공유하는 ‘메티에 다르(M´etier d‘Art)’라는 특수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50년 동안 세공에 전념한 장인이 차세대 젊은 세공인을 교육하는 프로그램인데, 세공 실력을 겨루는 스위스 경연대회에서 두 차례 상을 타기도 했다.”

이미영 기자 mylee0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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