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명품시계 시장 크게 성장할것”

  • 동아일보

다카하시 日 세이코워치 사장 “기술력 믿고 그랜드 세이코 독립”
주력제품 300만~1000만원대 고가… 국내서도 곧 정식수리 가능해져

올해 3월 스위스 바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시계박람회 ‘바젤월드’에서 일본 브랜드 세이코는 중대 결정을 발표했다. 세이코 브랜드 중 최상위인 ‘그랜드 세이코(Grand Seiko)’를 독립시킨다는 내용이었다. 그랜드 세이코는 일본에선 1960년부터 생산된 브랜드. 하지만 해외 시장엔 2010년 첫선을 보였다. 한국엔 2012년에 출시됐다.

지난달 27일 일본 도쿄(東京) 긴자의 세이코 본사에서 만난 다카하시 슈지(高橋修司) 세이코워치주식회사 사장(60·사진)은 “기술력에 대한 자신감이 브랜드 독립을 결정한 계기가 됐다”며 그랜드 세이코의 기계식 시계가 2014년 제네바 시계 그랑프리의 라 프티트 에귀유(La petite Aiguille·8000스위스프랑 이하 시계) 부문 그랑프리를 탔던 이야기를 꺼냈다. 기계식 시계는 태엽이 감겼다가 풀리는 힘을 이용해 움직이는 시계다.

이날 양 손목에 기계식 시계를 차고 나온 다카하시 사장은 “사람들이 ‘와우(wow)’라고 외칠 만한 특별한 상품을 만드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그랜드 세이코는 주력 제품이 300만∼1000만 원대에 이른다. 50만 원대부터 시작하는 세이코보다 고급을 지향한다. 그동안 시계 다이얼의 6시 위치에 있던 그랜드 세이코 로고를 12시 자리에 가깝게 위로 올렸다. 그는 “그랜드 세이코 전용 부티크도 전 세계 주요 도시에 열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카하시 사장은 한국 명품 시계 시장의 성장성을 높이 평가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1∼9월 한국의 시계 부문 수입금액은 5억1340만 달러(약 5750억 원)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2.3% 증가했다. 특히 그는 “한국에서도 조만간 수리 서비스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명품 시계는 직접 본사로 보내야 정식 수리를 받을 수 있어 비용이 비싸고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단점이 있는데 이를 해결한 셈이다.

최근 스마트워치나 사물인터넷(IoT) 등 디지털 기술이 확산되는데도 기계식 시계가 명맥을 유지하는 데에 대해 그는 “기술 발전이 이어져도 아날로그적 감성이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다만 디지털 마케팅에 대해선 유연한 태도를 보였다. 현재 그랜드 세이코는 온라인으로 판매하지 않고 있다. 그는 “전자상거래의 확장 추세는 막을 수 없다. 제품의 목표 소비자와 브랜드 전략에 따라 전자상거래와 오프라인 매장 판매를 모두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쿄=박은서 기자 clue@donga.com
#명품시계#다카하시#세이코워치#주력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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