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점유율 높이는 中업체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9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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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애플 잡고 두달째 2위로
점유율 20% 1위인 삼성과 8%P 差

내수 위주서 글로벌 공략으로 전환
샤오미 등 다른업체들도 선전

중국 화웨이가 애플을 제치고 처음으로 세계 스마트폰 판매 점유율 2위로 올라섰다. 7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화웨이는 올해 7월 기준으로 12%의 시장점유율로 애플(11%)을 제쳤다. 1위는 삼성전자가 20%로 여유 있게 지켰다.

화웨이가 판매 점유율 기준 세계 2위로 올라선 것은 올해 6월부터다. 5월까지 13% 점유율로 2위였던 애플은 6월 들어 4%포인트 줄어든 9%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화웨이는 10%에서 12%로 점유율을 끌어올리며 2위로 올라섰다.

강미정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전략기획팀 과장은 “화웨이가 앞선 것은 6월부터인데, 일시적인 현상인지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 7월까지 추이를 분석한 뒤 이번에 발표했다”며 “8월 판매량도 호조를 보이고 있어 세 달 연속 2위를 차지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또 다른 시장조사업체인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가 발표한 2분기(4∼6월) 세계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에서도 비슷한 추세가 이어졌다. 화웨이는 10.7%로 3위에 머물렀지만 11.4%로 2위를 차지한 애플과의 점유율 차이는 계속 좁혀지고 있다. 화웨이 점유율은 2015년 7.4%, 2016년 9.3%, 올해 1분기(1∼3월) 9.8%로 꾸준히 늘어난 반면, 애플은 같은 기간 16.1%, 14.5%, 14.4%로 계속 줄었다.

화웨이의 첫 세계 2위는 중국 현지 시장에서만 잘나가던 중국 업체들이 글로벌 시장으로 저변을 확대하는 데 성공했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특히 통신장비 사업을 해왔던 화웨이는 샤오미, 오포 등 다른 중국 업체들과 달리 글로벌 유통과 마케팅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삼성전자는 중국발 스마트폰 붐이 시작된 2014년 주요 업체들을 분석했는데, 샤오미와 달리 화웨이는 충분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고 향후 위협적 존재가 될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반기(7∼12월)에도 중국 브랜드들의 강공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화웨이는 다음 달 16일 독일 뮌헨에서 세계 최초로 인공지능(AI)용 연산 장치가 내장된 고성능 모바일 칩셋 ‘기린 970’을 탑재한 프리미엄폰 ‘메이트10’을 공개한다. 샤오미는 5일(현지 시간) 인도 뉴델리에서 구글과 손잡고 만든 중저가 스마트폰 ‘Mi A1’을 선보였다. 구글 운영체제(OS)인 ‘안드로이드 원’을 기반으로 한 듀얼 카메라 폰이다.

한편 화웨이는 글로벌 시장 점유율 2위에 올랐지만 제품 모델별 판매량에서는 상위 10위에 한 개의 제품도 올리지 못했다. 제품 포트폴리오는 다양하지만 애플 ‘아이폰’, 삼성 ‘갤럭시’처럼 스타 모델이 없다는 의미다. 오히려 다른 중국 업체인 오포의 플래그십 모델인 R11(2.1%)과 중가 모델인 A57(2.0%)이 애플의 아이폰7(4.0), 아이폰7플러스(2.9%)에 이어 3, 4위를 차지했다. 상반기 출시한 삼성 갤럭시S8은 1.8%로 5위를 기록했다.

스타모델이 없는 전략이 전체적인 브랜드 인지도 측면에서는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전자업계는 화웨이도 포트폴리오 정비를 통해 제품 라인을 다듬어나갈 것으로 보고 있다. 박진석 카운터포인트 애널리스트는 “이번 글로벌 2위 경험은 화웨이의 경영전략 수립에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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