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값 껑충… 통신비 인하효과 말짱 도루묵?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9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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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8 64G 국내선 130만원대
갤노트8 이어 ‘심리저항선’ 뚫려

90만원대 V30는 반사이익 주목

프리미엄 스마트폰 가격의 심리적 저항선인 100만 원을 훌쩍 넘긴 신제품이 속속 등장하면서 시장 판도가 바뀌고 있다. 최근 이동통신 선택약정 할인율이 오르며 요금이 인하됐지만 단말기 가격 상승으로 ‘체감 통신료’는 내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5일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와 해외 정보기술(IT) 전문매체 등에 따르면 12일(현지 시간) 미국에서 공개되는 애플 아이폰8의 가격은 999달러(64GB 모델·약 113만 원)에서 최대 1199달러(512GB 모델·약 136만 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웬만한 대형 스마트TV와 맞먹는 가격으로, 35∼40%의 높은 마진을 붙이는 정책이 유지된 것으로 보인다. 포브스는 “지금까지 알려진 것에 비해 훨씬 높은 가격”이라며 “기술 분야 전문가 집단에만 지불할 가치가 있는 듯하다”고 평가했다.

국내 판매가는 더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 미국에서는 보통 부가가치세를 뺀 가격을 공지하는 데다 아이폰 출고가는 미국이 세계에서 가장 싸다. 지난해 출시된 아이폰7의 경우 미국 출고가에 비해 국내 가격은 18% 정도 비쌌다. 이 비율이 그대로 유지된다면 국내 출고가는 133만 원에서 160만 원에 이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도 7일 갤럭시 노트8 가격을 109만(64GB)∼125만원(256GB)대로 확정할 것이 유력한 상황이다. 스마트폰 가격이 ‘심리적 저항선’인 1000달러와 100만 원이 뚫리자마자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것이다.

이로 인해 15일부터 선택약정 할인율이 20%에서 25%로 올라가지만 단말기 가격과 통신비가 함께 청구되는 현 상황에서 프리미엄급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소비자들은 통신비 인하 효과를 그다지 느끼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6만5000원짜리 요금제를 쓴다고 가정할 경우 할인율이 5%포인트 올라 2년간 소비자가 아끼게 되는 금액은 7만8000원이다. 하지만 기기 가격은 기존 모델에 비해 10만∼40만 원 이상 올라 이들 단말기를 쓰면 내는 돈은 더 많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단말기 가격이 오른 것인데도 마치 통신요금이 오른 것처럼 통신사가 비난을 받는 상황이 될까 우려된다”고 밝혔다.

한편 삼성과 애플의 고가 정책으로 90만 원대를 지킬 것으로 보이는 LG전자 ‘V30’가 가격경쟁력을 내세워 반사이익을 얻을지 주목된다. 애플과 삼성의 가격정책이 알려진 직후인 5일 LG전자 주가는 4.59% 오른 8만6500원으로 마감했다.

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
#스마트폰#통신비#인하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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