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규 장관 “박삼구 회장, 금호타이어 인수 컨소시엄 바람직”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9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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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인 지지성 발언 논란… 산업부 “박삼구 회장 인수 선호 아니다”
현대차, 中진출 부품사 2500억 지원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사진)이 금호타이어 인수전과 관련해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인수를 지지하는 듯한 발언을 해 논란이 예상된다.

이 발언은 4일 서울 서초구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에서 개최된 자동차업계 사장단 간담회 직전에 나왔다. 백 장관은 최근 중국 타이어업체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 매각가를 당초 9550억 원에서 1500억 원을 깎아 달라고 요구한 점을 거론한 뒤 “박 회장의 우선매수청구권이 사실상 살아났다”고 말했다. 이어 “가장 좋은 것은 그쪽(박 회장)에서 어떻게 해서 컨소시엄을 형성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행 외국인투자촉진법에 따라 산업부 장관은 방위산업 물자 생산 기업의 해외 매각을 승인 또는 거절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 금호타이어는 방위물자인 전투기 타이어의 생산 기술을 갖고 있어 외국으로 매각하려면 반드시 정부의 승인이 필요하다. 이에 대해 승인권자인 백 장관이 금호타이어 우선협상대상자인 더블스타보다 박 회장이 구성할 금호타이어 인수 컨소시엄이 더 낫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남긴 것이다. 백 장관은 “전투기 타이어를 생산하기 때문에 방위산업 물품 조달 문제, 기술 유출 문제를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산업부는 “박 회장이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한다고 가정했을 때, 컨소시엄의 인수 가능성을 설명하다가 나온 이야기”라고 해명했다. 이어 “(백 장관이) 박 회장의 인수를 선호하는 게 아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재계 안팎에서는 “자칫 국제소송을 당하는 빌미로 작용할 수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매각이 진행 중인 사안에 정부가 개입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백 장관은 지난달 28일 국회에서도 금호타이어의 해외 매각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드러낸 바 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서 현대·기아자동차는 중국에 동반 진출한 부품사를 돕기 위해 금형설비 투자비 2500억 원을 선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이건혁 gun@donga.com·정세진 기자
#박삼구 회장#금호타이어#인수#백운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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