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쇼핑몰 ‘한류’… 우물 벗어나 세계로 뛴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6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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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시장 겨냥 창업 늘어

특정 해외 시장을 겨냥하지만 운영은 국내에서 하는 온라인 서비스 기업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 온라인 창업이 쉬워지면서 해외 시장에서의 가능성을 발견하면 과감하게 한국이 아닌 해외에서 사업을 시작하는 것이다.

정남윤 대표(26)는 2014년 일본인을 대상으로 한 여성 의류 전문 쇼핑몰 ‘오오토로’를 창업했다. 사업을 구상하던 당시 일본에 전문 쇼핑몰은 거의 없었고 라쿠텐과 같은 오픈마켓을 중심으로 온라인 쇼핑몰이 형성돼 있었다. 정 대표는 전문 쇼핑몰 시장이 포화 상태였던 한국을 벗어나 블루오션인 일본을 공략하기로 했다. 시장조사를 위해 한 달에 한 번꼴로 일본에 나가는 것을 제외하고 의류 제작부터 촬영, 배송까지 모든 것을 한국에서 진행한다. 정 대표는 “2015년에서 2016년 1년 사이 매출이 두 배 이상 늘었다”고 말했다.

더 많은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북미, 유럽, 인도 등 인구가 많은 시장을 공략하는 업체들도 있다. 구체관절인형 전문 쇼핑몰 ‘에일린돌’을 운영하는 김범수 대표(43)는 2013년 6월 북미와 유럽을 타깃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좁은 한국 시장을 벗어나 더 많은 소비자들을 끌어모으기 위한 선택이었다. 수제 상품이기 때문에 제작부터 배송까지 2, 3개월이 소요되지만 마니아층이 형성돼, 창업 초기 대비 매출이 4배 이상 늘었다.

에일린돌은 유럽 신화를 배경으로 한 이야기를 직접 만들고, 그 이야기에 등장하는 환상의 동물들을 인형으로 출시하고 있다. 에일린돌은 유럽 국가를 타깃으로 삼은 만큼 유럽 특유의 문화를 이야기에 담기 위해 스페인 국적의 아동문학 작가 출신 직원을 채용했다. 김 대표는 “현지 조사만으로는 알 수 없는 유럽만의 감성이 있다. 이를 잘 알 수 있는 유럽 국적 작가를 채용해 스토리 창작이나 제품 제작에도 의견을 적극 반영한다”고 말했다.

통신 및 데이터료 잔액 확인 서비스 기능을 담은 앱 ‘트루밸런스’를 2014년 인도에서 출시한 ‘밸런스히어로’도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인도에 진출했다. 인도에서는 스마트폰 이용자의 95% 이상이 선불 요금제를 사용해, 충전과 잔액 확인이 필수적이다. 인도와 동남아시아 국가에서 사업한 경험이 있는 이철원 대표(46)는 인도의 스마트폰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대표는 “인도는 한 달에 스마트폰 구매가 1000만 대 이상 발생하고 있었다. 시장 성장의 가능성을 보고 인도를 택했다”고 말했다.

글로벌 전자상거래 플랫폼 ‘카페24’ 관계자는 “온라인 기술의 발달로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통한 쇼핑몰 구축은 물론이고 각 국가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결제시스템 적용, 각 국가의 대표 오픈 마켓과의 API(공개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 연동을 통한 상품 노출 등이 손쉬워졌다”고 말했다.

해외 시장에 서비스를 출시한 기업들은 철저한 현지조사가 가장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밸런스히어로는 5개월간 직원 6명이 함께 인도에 나가 200여 명의 인도인들을 만나 그들의 성향을 파악했다. 젊은이들이 주요 이용자가 될 것으로 예상해 20대들이 많이 모이는 대학가나 쇼핑가를 찾아다녔다. 이 대표는 “현지조사를 통해 인도인들이 가격에 매우 민감하고, 이에 따라 통신비 역시 잔액을 아껴 쓰고, 자주 확인한다는 특징을 확인했기 때문에 확신을 갖고 서비스를 출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상품을 해외로 배송하기 때문에 물류비 부담이 상대적으로 크지만 해외 고객이 불편을 느끼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확한 배송을 위해 우체국 국제특송(EMS)을 이용하고, 일정 금액 이상 구매한 고객에게는 무료 배송도 한다. 해외에 본사를 둔 기업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충분한 혜택을 제공하고, 정확하게 배송해야 신뢰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온라인 쇼핑몰#한류#쇼핑몰#오오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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