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중견기업/㈜반도글로벌]글로벌 셔츠 시장서 독보적… 자체브랜드 ‘MIX&NY’ 완판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5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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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글로벌의 베트남 공장 내부.
㈜반도글로벌의 베트남 공장 내부.
이진희 대표
이진희 대표
국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글로벌 셔츠시장에서 독보적인 품질 경쟁력을 바탕으로 높은 시장점유율을 자랑하는 업체가 있다. 국내 기업이지만 해외 각지에 현지법인을 두고 전량 수출 성과를 자랑한다. 우수한 의류 디자인과 품질로 글로벌 시장에 뿌리내린 자랑스러운 한국기업 ㈜반도글로벌(대표 이진희·사진)이 새로운 도약을 앞두고 있다.

전 세계인의 인정을 받은 품질을 바탕으로 앞으로 새로운 도약에 나서겠다는 게 이 회사의 구상이다. 최근 자체 브랜드인 ‘믹스앤뉴욕(MIX&NY)’을 출시하면서 글로벌 시장 공략 속도가 더 빨라졌다. 믹스앤뉴욕은 출시하자마자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반도글로벌의 이진희 대표는 “국내보다 해외에서 직원이 더 많은 기업”이라고 소개했다. 서울 문정동에 위치한 본사 외에도 베트남과 방글라데시, 미국에 현지법인이 있고 중국 상하이에는 지사를 두었다. 사명에서부터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이 회사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서 기업 경쟁력을 극대화한 점이 특징이다.

기업전략은 주로 서울 본사에서 나오지만 생산거점은 베트남과 방글라데시 현지 공장이다. 베트남 공장은 전체 1200명의 종업원이 근무하면서 연간 약 700만 장의 여성 블라우스를 생산하고 있다. 방글라데시는 반도글로벌 매출의 70%를 차지하는 남자셔츠 물량을 담당하는데, 연간 1000만 장 정도를 생산한다. 이 대표는 “베트남 공장은 3년 전부터 자체 영업을 시작했다”며 “성장 가능성이 높아 향후 성장을 이끌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도글로벌’이라는 이름은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이 회사가 납품하는 글로벌 브랜드는 전 세계를 주름잡는 거대기업들이다. 타미힐피거, 캘빈클라인, 케네스콜 등 이름만 들으면 누구나 알 수 있는 이들 기업의 수준 높은 셔츠가 이 회사를 통해 생산되고 있다. 해외시장에서 남성용 셔츠로는 독보적인 품질을 자랑한다. 또한 미국내 콜스, 월마트, 메이시스 등의 대형 유통 매장에서도 이 회사의 제품을 만나볼 수 있다.

비교적 단시간 내 해외 시장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이 대표는 현지화 전략과 영향력 있는 직원들 덕분이라고 말했다. 그 나라의 문화에 맞게 현지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이 대표도 한 해 절반 이상을 해외에 머물렀고 본사 직원들도 장단기로 각 나라에 파견을 보낸다. 또한 인도, 스리랑카, 방글라데시, 중국 등 각국 출신의 직원들이 있어 현지화 전략에 힘을 실어줬다. 지속적인 노력을 통해 해외 인적 네트워크가 조직적으로 탄탄하게 구성되면서 차츰 시너지가 나타났다. ‘늘 사람이 중요하다’는 대표의 경영철학 아래 직원들을 믿고 맡겨 각자가 조직을 키워 나간 것이 주효했다.

그는 “이와 같은 노력 때문에 국내에서는 경쟁사가 없고 직원들도 역량을 갖추고 있어 큰 글로벌 경쟁사에 맞서서도 대응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조직 관리와 구성 등 여러 측면에서 튼튼한 내실을 갖춰야 실패가 없다는 생각을 가지고 기업을 밑바닥부터 탄탄하게 키웠다고도 덧붙였다.

특히 직원 역량을 중시했다. LG상사 패션사업부에서 10년 가까이 근무한 종합상사 출신인 이 대표는 LG의 사훈인 인화를 마음에 새기면서, 사람에 대한 존중을 늘 강조해왔다. 사훈이 ‘One for all, All for one’인데 ‘모두를 위한 하나’와 ‘하나를 위한 모두의 가치’를 실천하기 위해 어떻게 하면 회사전체가 함께 공유하고 발전할 수 있을지 고민한다고 말했다.

전략적이고 과감한 투자도 회사의 성장 발판이 됐다. 이 대표는 공장 설비나 연구개발(R&D), 직원들에 대한 투자는 미래를 위해 아끼지 않고 공격적으로 했다. 매년 R&D를 포함해 투자되는 비용은 영업이익의 40∼50% 정도에 달한다. 투자에 쓰는 비용을 아끼지 않았기 때문에 오늘날의 성장이 있었다는 판단이다. 또한 회사는 직원들에게 대기업 못지않은 급여를 주며 복지를 제공해오고 있다. 이처럼 아래서부터 탄탄한 성장기반을 갖춘 덕분에 글로벌 경제 위기 등에도 흔들리지 않고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갈 수 있었다.

최근 회사가 자체 브랜드 생산을 시작하면서, 시장에 과감한 승부수를 던졌다. 시장 반응은 폭발적이다. 자체 브랜드인 믹스앤뉴욕은 최근 미국 ROSS 매장에 납품되어 2주 만에 대부분 완판됐다. 믹스앤뉴욕은 젊은 층을 타깃으로 한 중저가 의류 브랜드로, 반도글로벌은 오랜 시간 동안 주문자 상표부착생산(OEM), 제조업자개발생산(ODM)을 해오며 다운스트림부터 시작해왔기 때문에 단단하게 준비할 수 있었다.

일반적으로 새로운 브랜드가 출시되면 바로 빠른 판매가 어려운데 이례적으로 높은 판매실적을 기록했고, 현재 ROSS 이외의 유통망 입점 조율에 들어갔다. 이 회사는 2000년 설립 이래 지난 16년 동안 한 번도 적자를 기록한 적이 없으며 특히 최근 3년 동안에만 누적 이익 100억 원을 달성한 가운데 아직 회사 상장에 대한 고려는 하고 있지 않다. 2020년에는 목표 매출액은 본사 1000억 원, 해외법인 포함 1500억 원, 영업이익 100억 원을 계획하고 있다. 이 대표는 “직원들의 헌신이 오늘날의 성장을 이끌었다고 생각한다”며 “직원들 각자가 맡은 임무를 100% 이상 실현해내는 저력이 우리 회사의 강점”이라고 회사 성장의 공을 직원들에게 돌렸다.

황효진 기자 herald99@donga.com
#반도글로벌#셔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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