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감동경영]국립공원 50년… 명품마을로 지역사회와 상생 구현

환경부

작년 제22호 태백산국립공원 지정과정에서 당초 국립공원 구역 밖이었던 경북 봉화군 석포면 병오마을은 주민들이 자기 마을을 국립공원에 편입시켜 달라고 요청해 국립공원에 포함됐다.

병오마을 외에도 다도해해상국립공원의 홍도 2구 및 청산도 상서마을 인근, 무등산국립공원의 닭뫼마을 등 수많은 국립공원 인근 마을에서 국립공원 편입을 요구하고 있으며, 부산 금정산·인천 강화도 등에서 국립공원 신규지정을 요청하는 목소리도 증가하고 있다.

이는 영산도 명품마을(신안군) 등 국립공원 명품마을에서 생태보전과 주민소득 증대를 동시에 달성한 성공사례가 많아지면서 주민들의 인식이 변화하였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그동안 국립공원 지역은 주민들에게 자연공원법에 따른 규제와 제한이 매우 심한 곳으로 인식됐다.

주민들은 자기 지역을 국립공원에서 빼달라는 민원을 끊임없이 제기하였으며, 2010년 있었던 국립공원 구역조정을 통해 많은 마을이 국립공원 구역에서 제척됐다.

2010년 구역조정 이후 환경부(장관 조경규)는 국립공원 지역에 남아 있는 마을 주민들을 대상으로 국립공원과 지역 사회의 상생을 위해 ‘국립공원 명품마을 사업’을 시작했다.

명품마을 사업은 국립공원 내에 거주하는 주민들이 자연환경보전을 바탕으로 국립공원의 가치와 소득을 높이는 모델을 만들기 위해 국립공원에서 시행하는 고유의 마을사업 프로그램이다.

명품마을에는 주민 개인소득과 마을공동소득을 동시에 증대시키기 위한 소득기반시설을 마련하는 한편 특산품 브랜드 개발, 생태관광프로그램 운영 등 마을 여건에 맞는 복합적인 사업이 종합적으로 추진된다.

2010년 다도해해상국립공원 관매도 명품마을이 제1호 국립공원 명품마을로 지정된 이래 2016년 지정된 태백산국립공원 백천명품마을(옛 병오마을)까지 총 16개의 국립공원 명품마을이 조성됐다.

국립공원 명품마을은 국립공원에 대한 지역 주민들의 부정적 인식을 변화시키는 데 핵심적 역할을 했다. 2016년 기준으로 명품마을 조성 전 대비 마을소득은 468%, 탐방객은 114% 증가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했다.

태백산국립공원 지정을 강하게 반대하던 지역 주민들도 무등산 평촌명품마을 방문 이후 국립공원 지정 찬성으로 돌아서기도 했다.

국립공원 명품마을이 수많은 여타 마을사업과 달리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주민들이 자립할 수 있는 체계적 사후관리 프로그램을 운영했기 때문이다. 또한 중장기 마스터플랜 수립, 법인체 설립 등을 통해 주민들의 사업추진 동력을 마련하는 한편 언론홍보·마케팅 지원, 지속적 주민교육, 마을운영규칙 제정 등 주민 자율경영 여건을 마련하는 데 중점을 둠으로써 유사 사업과의 차별화가 가능했다.

한편 명품마을이 국립공원 자원보전 활동에 주민들의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내는 데 효과적인 모델로 평가받으면서 국내외에서 명품마을을 벤치마킹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늘고 있다.

명품마을 주민들은 국립공원의 건강한 생태계가 삶의 질 향상과 밀접하다는 것을 깨닫고 주민 스스로 자연자원 보전에 앞장서고 있다.

다도해해상국립공원 관매도 명품마을 주민들의 뜸부기 복원, 영산도 명품마을 주민들의 석곡 복원, 무등산국립공원 평촌 명품마을 주민들의 반딧불이 복원 등이 대표적 사례이다.

명품마을이 참여형 자연보전 모델로 자리잡으면서 태백시·부산시·고창군·제주 선흘마을 등 국내는 물론 핀란드·태국 공원청 등 해외에서도 벤치마킹하고자 하는 기관이 늘고 있다.

올해 국립공원 제도 도입 50주년을 맞아 환경부는 명품마을 2곳을 추가 조성할 계획이다.

유호 환경부 자연공원과장은 “명품마을은 국립공원 50년의 역사를 거쳐 만들어 낸 지역 주민과의 상생 모델”이라면서 “탐방객은 찾고 싶고 지역 주민은 살고 싶은 명품마을을 지속적으로 조성해 국립공원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황효진 기자 herald9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