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소 결정 사흘만에 대외 활동… 사회성과 인센티브 어워드 참석
日 도시바 메모리 인수전 질문엔 “오늘 행사가 더 중요” 답변 피해
최태원 SK그룹 회장(가운데)이 20일 서울 연세대 백주년기념관에서 열린 ‘제2회 사회성과 인센티브 어워드’에 참석했다. 그는 토크콘서트 패널로 참여해 사회적 기업의 가치와 그에 대한 철학을 설명하고 있다. SK그룹 제공
최태원 SK그룹 회장(57)이 본격적인 대외활동에 시동을 걸었다.
최 회장은 20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백주년기념관에서 열린 ‘사회성과 인센티브 어워드’에 모습을 드러냈다. 검찰의 불기소 결정이 내려진 지 사흘 만이다. 최 회장이 강조한 키워드는 ‘기업의 사회적 가치’였다.
최 회장은 “기업의 가치를 단순히 재무제표만으로 평가하는 것은 키가 큰 순서대로 좋은 사람을 판단하는 것처럼 불공평한 일”이라고 말했다. 기업을 단순히 돈을 버는 도구로만 생각하는 인식을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최 회장은 “대한민국은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역사가 짧아 이를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다. 그 결과 기업은 생존경쟁에만 집중하게 됐다”고 했다.
이런 생각에서 최 회장이 주력하고 있는 부문이 사회적 기업의 확산이다. 사회적 기업의 성과와 성공사례, 연구개발 실적을 축적하고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해 사회적 기업 생태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그는 강조한다.
SK그룹이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과 2015년부터 운영하고 있는 사회성과 인센티브제도 역시 최 회장의 이런 생각에서 출발했다. 사회적 기업이 창출한 사회적 가치를 화폐 단위로 측정한 뒤 인센티브를 지원해 지속가능한 경영환경을 조성하자는 취지다.
SK그룹 주요 계열사인 SK㈜,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SK하이닉스 등은 지난달 주주총회를 거쳐 정관까지 수정했다. ‘지속적인 이윤 창출’이라는 사업 목적을 ‘사회적 가치 창출을 통해 더불어 성장하겠다’로 바꾼 것이다. 회사의 경영 성과도 중요하지만 사회적 가치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는 의미다. 이를 통해 사회와 더불어 성장하는 기업이 되겠다는 게 SK그룹 전체의 목표다.
최 회장은 지난해 10월 ‘지속가능한 행복을 위한 변화와 도전’을 주제로 연 최고경영자(CEO) 세미나에서 “우리가 행복하려면 고객, 주주, 사회 등 이해관계자의 행복이 전제돼야 한다”고 했다.
한편 최 회장은 일본 도시바의 메모리 반도체 사업부문 인수전과 관련해 “오늘 행사가 도시바보다 중요하다”며 답을 피했다. 이어 “(일본에 가더라도) 누구를 만날지 아직 정해지지 않았고 출국금지가 풀렸으니 이제 계획을 잡아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사회성과 인센티브 추진단은 총 93개 사회적 기업에 48억 원의 인센티브를 지원했다. 행사에는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 안충영 동반성장위원장, 오광성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장 등 500여 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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