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 대우조선 P플랜 돌입땐 신규 지원 최대 3조9000억 예상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4월 12일 03시 00분


코멘트

4월 셋째 주말까지 사전회생계획안 마련… 국민연금, 투자위 일정 14일로 미뤄

대우조선해양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의 일종인 ‘프리패키지드 플랜(P플랜·사전회생계획안 제도)’에 돌입하면 KDB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의 신규 지원 규모가 3조3000억∼3조9000억 원 선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채권단의 P플랜 준비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가운데 대우조선 운명의 키를 쥔 국민연금공단이 정부의 채무조정안에 대해 사실상 반대 의견을 발표했다. 국민연금은 11일 보도자료를 내고 “사전 협의, 실사도 없이 사실상의 손실(채무조정안)을 선택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대주주의 결단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채권단은 대우조선의 P플랜에 대비한 사전회생계획안을 이번 주말까지 완성하기로 했다. 통상 법정관리에서는 법원이 개시 결정을 내린 후 회생계획안을 만든다. 반면 P플랜은 법정관리 신청 전에 사전회생계획안을 작성하기 때문에 회생작업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

사전회생계획안에는 산은과 수은이 3조3000억∼3조9000억 원의 신규 자금을 절반씩 지원하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채권단 고위 관계자는 “실사 결과 자율 구조조정안에 필요한 자금(2조9000억 원)과 비교해 P플랜에서 더 필요한 신규 자금이 최대 1조 원을 넘기지 않을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현재 채권단은 돈이 얼마나 부족한지를 추산하기 위해 수주 잔량 114척에 해당하는 선주 측과 일일이 접촉하며 계약 취소 및 공정 지연 등에 따르는 위험도를 계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전회생계획안에는 대우조선이 P플랜에 돌입하더라도 은행들이 선수금환급보증(RG)을 자율 구조조정안과 동일한 5억 달러 한도로 우선 발급해주는 내용도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반대 뜻을 밝혔지만 국민연금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당초 11일로 예상됐던 투자위원회는 13일 또는 14일에 열기로 했다. 11일 정용석 산은 부행장과 국민연금 측은 전북 전주시 국민연금 본사에서 회동했지만 견해차를 좁히지 못했다. 국민연금 측은 “4월 만기사채를 동결한 뒤 7월 만기사채 일정에 맞춰 추가 논의를 진행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채권단은 “대우조선의 유동성이 바닥을 드러내 사채권자 집회를 미룰 상황이 아니다. 산은의 추가 손실 분담은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일각에서는 국민연금의 사전 협의와 실사, 대주주 결단 등의 요구에 대해 국민연금이 P플랜에 반대표를 던지기 위한 명분 쌓기에 돌입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이날까지 신한·IBK기업·NH농협은행 등은 자율 구조조정에 동의하는 확약서를 산은에 제출했다.

강유현 yhkang@donga.com·이건혁·박창규 기자
#채권단#대우조선#p플랜#신규 지원#국민연금#회생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