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감동경영]4차 산업혁명 ‘해양르네상스’를 꽃피운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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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 김영석 해양수산부 장관

 일본의 이동통신업체 NTT도코모는 지난해 11월 후쿠오카 노코노시마(能古島)에서 드론을 통한 구매대행 서비스 실증실험에 성공했다. 업체의 목표대로 2018년까지 실용화된다면 생필품조차 제때 구매하지 못하던 낙도 주민들의 삶의 질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보인다. 바야흐로 4차 산업혁명의 큰 물결이 낙도(落島)의 ‘落’자를 떨어뜨리고 섬을 육지와 연결시키고 있다.

 지난해 10월 방한한 ‘제4차 산업혁명’의 저자이자 세계경제포럼 회장인 클라우스 슈바프가 “4차 산업혁명은 이미 시작됐다”고 선언하였듯이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인 인공지능(AI), 드론·자율주행차,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Big Data), 3D프린팅 등은 이미 상당부분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독일의 ‘Industry 4.0’, 일본의 ‘일본재흥전략’, 중국의 ‘중국제조 2025’ 등 세계 각국도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기 위한 전략을 짜서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4차 산업혁명에 대해 어느 정도 준비되어 있을까. 이달 스위스의 글로벌 금융그룹 UBS(Union Bank of Switzerland)가 4차 산업혁명 준비 정도 순위를 발표했는데, 우리나라는 45개국 중 25위에 그쳤다. 중국(28위)에 비해서는 높았지만 미국(5위), 일본(12위), 독일(13위)에는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렇듯 우리는 선진국에 뒤처지고 중국 등 후발주자에는 추격당하는 샌드위치 상황에 있고, 이를 타개하기 위해 정부는 ‘창조경제 구현을 위한 제조업 3.0 전략’, ‘9대 국가전략 프로젝트’ 등 다양한 정책을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다. 해양수산부도 4차 산업혁명이 전통 해양산업을 고도화하며 신산업과 시장을 창출하고 일자리를 늘리는 핵심동력이 될 수 있도록 내실 있게 준비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AI 기반 수중건설로봇, 다기능 무인선, 다관절 해저로봇 ‘크랩스터’ 등 최첨단 해양장비 실용화 프로젝트인 ‘MOVE 4.0’을 야심차게 발진시킨다.

 그리고 해양수산 빅데이터 민·관 공동플랫폼을 구축해 본격적으로 빅데이터를 활용한 비즈니스 모델 개발에 나선다. 수산자원 관리, 최적 양식생산 모드 탐색은 물론 선박의 최적운항 경로까지 빅데이터로 알아내는 시대가 개막되는 것이다. 아직은 초창기 단계에 있는 드론의 활용 범위도 해양생태계·기상 조사 등 1단계 활용을 넘어 항만 안전점검, 무인도서 실태조사, 동해 원격탐사 등 해양·해중 전 분야로 넓힐 계획이다.

  ‘포켓몬 GO’로 유명세를 탄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의 적용도 더욱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VR를 활용한 선박사고 대응훈련 등 최첨단 해양안전체험관은 물론 해양레저·관광 등에서도 VR, AR 콘텐츠를 적극 활용하게 된다. 아울러 연말까지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한 미래 성장동력 창출을 중심으로 해양신산업 중장기 로드맵도 수립할 계획이다.

 해양수산 분야에도 벌써 4차 산업혁명의 다양한 기술들이 융합되고 있다. 2011년 현대중공업에서 개발한 ‘스마트십 1.0’은 200여 척이 운항 중이고, IoT와 빅데이터 기술로 업그레이드한 ‘스마트십 2.0’이 조만간 개발될 것이다. 지난해 10월에는 KT에서 IoT 기술을 기반으로 해상에서도 컨테이너의 위치와 상태를 알려주는 ‘컨테이너 관제서비스’를 출시했다.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으로 해양수산 장비·콘텐츠산업은 2020년까지 4000억 원 이상 규모로 확대되고 3000명에 가까운 새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한다. 기존 선박운항시스템에 IT기술을 융복합하는 ‘e-내비게이션’은 2019년 이후 10년간 1200조 원 규모의 직간접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각종 핵심기술 분야에서 우리가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한 지능형 수중로봇, 자율항해 무인선 등이 실증 단계를 거쳐 실용화를 앞두고 있고, IoT 기술에 기반한 스마트 항만, 스마트 양식장은 기존 산업의 한계를 극복할 동력으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에어비앤비, 우버 등 플랫폼을 통한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의 파괴력을 볼 때 가까운 미래에 상선 없는 해운회사가 생겨날지도 모를 일이다.

 슈바프는 4차 산업혁명의 최종 목적지가 유토피아가 될지, 디스토피아가 될지는 결국 그 잠재력이 최대한 발휘될 수 있도록 만드는 능력에 달려 있다고 전제하며, 인식과 이해, 공동운명체 의식 등을 바탕으로 4차 산업혁명을 활용하여 문화적 르네상스를 이뤄내야 한다고 결론을 맺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도 자원의 보고이자 블루오션으로서 해양의 중요성은 더욱 커져갈 것이다. 해양의 가치와 잠재력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이해를 바탕으로 4차 산업혁명의 첨단기술을 만나 해양신산업과 일자리를 창출하고 국민들이 바다와 더욱 친숙해지는 해양르네상스를 꽃피울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해수부#4차산업혁명#해양르네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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