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초부터 국내 쇼핑몰인 무아스에서 판매 중인 공중부양 스피커(왼쪽 사진)와 LG전자가 내년 1월 CES 2017에 출품할 블루투스 스피커. 각 업체 제공
김지현·산업부“어디서 많이 봤는데….”
LG전자가 내년 1월 5일(현지 시간) 개막하는 ‘CES 2017’에서 공개하겠다며 25일 내놓은 ‘LG 블루투스 스피커’를 보는 순간 든 생각이었다. 이 제품은 스피커 아래에 두고 쓰는 우퍼 스테이션 안에 전자석을 넣은 뒤 같은 극끼리 밀어내는 자석의 성질을 이용해 스피커를 공중에 띄운 이른바 ‘공중부양 스피커’다.
인터넷에서 공중부양 스피커라고 검색해 보니 역시 이미 국내외 중소업체 및 디자인 업체들이 내놓아 진즉에 화제가 됐었던 콘셉트였다.
미국 디자이너 리처드 클라크슨 씨는 2년 전 공중부양 기술 전문 업체인 크레아레브(Crealev)와 손잡고 구름 모양 램프 겸 스피커를 선보인 바 있다. ‘메이킹 웨더(Making Weather)’라고 이름 붙여진 이 디자인 프로젝트는 실제 구름을 연상시키는 재질의 스피커를 자석으로 공중부양시킨 제품이다. LG전자 제품과 같은 원리다. 반투명한 구름 스피커가 내는 음악과 빛이 마치 진짜 하늘에 떠 있는 먹구름을 연상시켜 온라인에서 오래전부터 화제가 된 제품이다.
국내에서는 모바일 주변기기 전문 쇼핑몰인 무아스가 이미 지난해 초부터 동일한 방식의 공중부양 블루투스 스피커를 중국에서 수입해 17만 원대에 판매 중이다.
매년 1월 첫째 주 열리는 CES는 그 한 해의 정보기술(IT) 및 전자업계의 트렌드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전시회다. 이 때문에 참가 기업들은 1년 동안 야심 차게 준비해 온 비밀병기들을 CES에서 공개한다.
LG전자는 보도자료에서 “눈길을 사로잡는 작동 방식과 디자인으로 블루투스 스피커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미 이 방식과 디자인은 몇 년 전 작은 중소기업 및 스타트업들이 내놨던 제품 콘셉트다. LG전자 관계자는 “공중에 뜨면 사운드가 방해받는 요인 없이 전 방향으로 골고루 나간다는 장점이 있어서 채택한 것이며 디자인 특허 이슈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CES 핵심 참가업체인 LG전자가 내놓은 해명치고는 군색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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