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공무원보수 3년 연속 3%대 인상…정부는 양심도 없나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26일 00시 00분


 정부가 내년 공무원 보수를 3.5% 올리겠다고 밝혔다. 인사혁신처가 오늘 입법예고하는 ‘공무원보수규정과 공무원수당 등에 관한 규정’ 개정안에 따르면 2015년 3.8%, 2016년 3.0%에 이어 3년 연속 평균 3%대 인상을 기록했다. 내년 경기 전망이 어두워 ‘2월 추경’까지 거론되고 있는 상황에서 공직사회가 허리띠를 졸라매기는커녕 잇속만 챙기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따갑다.

 공무원이 박봉이란 것은 옛날 얘기다. 올 4월 행정자치부가 고시한 ‘공무원 전체의 기준소득 월액 평균액’을 세전 평균연봉으로 계산하면 5892만 원이다. 대기업 평균 6020만 원과 엇비슷하고, 중소사업장 평균 3732만 원보다 월등히 많다. 이주호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가 올 2월 발표한 바에 따르면 우리나라 공무원 등은 민간 분야보다 경쟁력은 떨어져도 임금은 25%나 더 받는다. 비교 대상 23개국 중 민간 대비 공공부문 임금 수준은 둘째로 높았다. 반면 공직사회의 비효율과 복지부동은 도를 넘고 있다.

 평생직장 개념이 사라진 시대에 고용 보장은 공무원이 누리는 가장 큰 혜택이다. 어설프게 땜질된 개혁으로 공무원연금은 여전히 국민연금보다 ‘덜 내고 더 받는’ 구조라 공무원들은 노후 보장까지 받고 있다. 여기에 매년 월급까지 따박따박 3% 이상 인상해 주다니 공무원은 국민과는 계급이 다른 특권 귀족층이라도 된단 말인가.

 정부는 공무원의 사기 진작과 물가 등을 보수 인상의 이유로 들지만 대통령 탄핵 이후 더욱 해이해진 공직 기강에 팍팍한 서민 경제를 감안하면 설득력이 없다. 올 3분기(7∼9월) 통계 조사 결과 한 달에 100만 원도 못 쓰는 집이 8가구 중 1가구꼴이다. 정부 빚이 늘어나면서 국가 총부채는 작년 사상 처음 1000조 원을 넘어섰다. 그런데도 공직사회는 고통 분담이나 위기 극복을 위한 자기희생을 외면한 채 당당하게 월급이나 올리고 있으니 양심도 없다는 국민 원성이 나오는 것이다.
#공무원 연봉#평생직장#정부 부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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