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R 경영의 지혜]의사결정자에겐 ‘비난의 두려움’ 줄여줘야

  • 동아일보

 어떤 경우에 결정권을 직접 행사하고 또 어떤 경우에 다른 사람에게 맡겨야 할까? 사람들은 어떤 조건일 때 다른 사람이 결정하기를 바랄까? 미국 노스이스턴대와 인디애나대, 신시내티대 연구팀은 최근 이와 관련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HBR(하버드비즈니스리뷰)코리아 최신호(2016년 12월 호)에 실린 관련 논문을 요약해 소개한다.

 연구진은 참가자들이 각기 다른 조건에서 호텔 객실과 식사를 고르는 것에서부터 투자에 이르기까지 결정이 필요한 다양한 상황을 설정했다. 이때 책임을 스스로 질 수도 있고, 다른 사람에게 넘길 수도 있는 상황을 상정해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참가자들은 자신의 선택이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줄 수 있을 때 결정권을 남에게 넘기는 경향이 더 강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양상은 두 가지 원인에서 비롯된 것이다. 하나는 비난이나 비판을 피하고 싶은 바람 때문이다. 나머지 하나는 다른 사람에게 뭔가 나쁜 일이 벌어졌을 때 책임을 느끼고 싶지 않아서다. 의외로 의사결정의 어려움이나 예상되는 결과의 중요성, 게으름과는 별로 관계가 없었다. 연구진은 또 참가자들이 그저 아무에게나 결정을 맡기지는 않는다는 점 역시 밝혀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요인은 결정을 대신할 사람의 전문 지식이 아니라 권위의 수준이었다. 사람들은 자신과 동등하거나 더 높은 지위에 있는 누군가를 선임할 수 있을 때에만 권한을 위임했다. 그래야 무슨 일이 벌어지든 그 사람에게 책임이 있다는 게 명확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역학관계를 이해하는 건 리더의 지위로 옮겨 가는 중인 젊은 관리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 어떤 결정을 어떻게 위임하는 게 좋을지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리더가 힘든 결정을 내려야 할 때,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탓하지 않겠다고 안심시키는 게 꼭 필요하다는 점 역시 일깨워 준다. 연구진은 “의사결정자들로 하여금 그들의 결정으로 영향을 받게 될 사람들에 대해 생각해 보도록 하면 결과에 더 큰 책임을 느끼고 더 흔쾌히 조언을 구하려고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고승연 기자 seanko@donga.com
#의사결정자#비난#두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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