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달러가치, 14년만에 최고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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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금리 인상에 연일 강세 행진… 선진국 증시 웃고 신흥국은 한숨

 미국이 1년 만에 다시 기준금리 인상에 시동을 걸자 강(强)달러 추세가 강화되면서 선진국과 신흥국 증시의 희비가 엇갈렸다. ‘슈퍼 달러’의 등장으로 신흥국들은 통화가치 방어에 비상이 걸렸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 기준금리 인상이 알려진 15일(현지 시간) 유럽 선진국 증시는 대부분 강세를 보였다. 유럽 대표 지수인 유로스톡스50 지수는 전날보다 1.18% 올랐고, 독일(1.08%) 프랑스(1.05%) 영국(0.72%)도 상승세를 보였다. 기준금리 인상 발표 직후 하락했던 미국 증시도 반등에 성공했다. 미국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전날보다 0.30% 오르며 20,000 선에 바짝 다가섰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와 나스닥지수도 각각 0.39%, 0.37% 올랐다.

 반면 신흥국 증시는 대부분 약세를 보였다. 아시아 신흥국 중 가장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는 말레이시아는 0.38% 떨어졌다. 남아프리카공화국(―2.01%), 멕시코(―0.76%) 등도 하락했다. 미국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는 남아공과 멕시코를 비롯해 인도네시아, 콜롬비아, 터키를 자금 유출 가능성이 높은 ‘5대 취약국’으로 지목했다.

 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15일 1.38% 오른 103.16까지 치솟으며 14년 만에 최고 수준을 보였다. 이날도 장중 103.56까지 오르는 등 상승세를 이어 가고 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도 달러 강세의 영향으로 원-달러 환율이 전날보다 5.4원 오른(원화 가치는 하락) 달러당 1183.9원으로 마감했다.

 이처럼 금리 인상으로 달러가 강세를 보이고, 신흥국 통화가치 하락으로 자금이 빠져나갈 것이란 우려가 커지면서 신흥국들은 잇따라 자국 통화가치 방어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날 멕시코 중앙은행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에 대응하고 화폐 가치 방어를 위해 기준금리를 시장 예상보다 높은 0.50%포인트 올린다고 발표했다.

 김권식 국제금융센터 신흥국팀장은 “신흥국이 자금 이탈에 대응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있다”라고 분석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신흥국#달러#환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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