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립 사장 기자간담회
“빅2 체제 효율적이나 현실성 부족… 6조원 규모 뼈 깎는 자구안 추진”
2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 대우조선해양 사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조욱성 부사장, 정성립 사장, 김열중 부사장(왼쪽부터)이 질문에 답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제공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이 “한국 조선업계는 궁극적으로 ‘빅2’ 체제로 구조조정이 돼야 하지만 현실을 감안할 때 지금의 ‘빅3’ 체제가 당분간 유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사장은 2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 대우조선해양 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중국과의 경쟁 상황 등을 고려할 때 개인적으로는 ‘빅2’ 체제가 더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 사장은 “대우조선이 문을 닫으면 엄청난 사회적 비용이 유발되고, 그렇다고 현대중공업이나 삼성중공업이 대우조선을 인수할 여력도 없지 않느냐”면서 대우조선을 정상화시켜 새 주인을 찾게 하는 게 최선의 방안이라고 말했다.
정 사장은 이어 “우리에게 주어진 마지막 생존의 기회라고 생각하고 사즉생의 각오로 전직원이 뼈를 깎는 노력을 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지난달 31일 대우조선해양을 살려 ‘빅3’ 체제를 유지하겠다는 정부의 ‘조선·해운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 발표 이후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란 비판이 일자 진화에 나선 것이다.
대우조선의 회생을 비관적으로 보고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의 ‘빅2’ 체제로 가야 한다고 결론 낸 매킨지 보고서에 대해 정 사장은 “자구 노력이 전혀 반영되지 않고 과거 5년의 영업이익률이 향후 5년간 고스란히 적용된다는 논리는 받아들일 수 없었다”고 반박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정 사장은 5조3000억 원 규모의 자구안 제출 이후에도 수주 실적이 예상치를 밑돌면서 내부적으로 이보다 강화된 6조 원 규모의 자구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추가 자구계획으로 경남 거제의 사원용 아파트를 매각해 3000억 원을 마련하고 미국 시추업체인 ‘밴티지 드릴링’이 인수를 취소한 드릴십(시추선)을 매각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소난골 프로젝트 인도 지연과 관련해서는 “소난골은 국영회사라 인수를 취소할 위험은 없고 다만 시간의 문제”라며 “조만간 해결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2일 중소기업중앙회는 논평을 내고 “미래 시점으로 부담을 전가하는 ‘현상유지’식 조선업 구조조정을 반대한다”며 “정부의 지원으로 부실 대기업을 떠안고 가는 것은 경제의 불확실성만 가중시킬 수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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