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석탄값 상승에 웃는 유화업계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1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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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정부 환경오염 막으려 석탄 규제
값싼 석탄으로 PVC생산 中업체들… 재료비 올라 공장 증설 급제동
석유 쓰는 국내 기업은 저유가 호재… 中 생산 줄자 가격까지 치솟아

 
국내 석유화학업체들이 생산하는 화학제품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31일 석유화학업계에 따르면 올해 초에서 지난달 21일 사이 폴리염화비닐(PVC)은 t당 1078달러에서 1233달러로, 톨루엔디이소시아네이트(TDI)는 1425달러에서 4450달러로, 가성소다는 288달러에서 338달러로 각각 올랐다. 저유가로 원료 가격은 낮게 유지되는 가운데 제품 가격이 치솟으면서 올 한 해 석유화학업체들의 실적도 고공행진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화학제품 가격이 급등한 것은 수요는 회복되는 반면에 중국을 중심으로 공장 증설이 위축되면서 공급이 줄었기 때문이다. 
○ 중국 정부 규제 강화에 국내 업체는 ‘방긋’

 중국에서 화학공장 신·증설이 위축된 원인으로는 석탄 가격 상승이 꼽힌다. 중국 화학기업 상당수는 원가가 낮은 석탄으로 제품을 만들고 있다. 건축자재와 생활용품 등을 만드는 데 쓰이는 PVC가 대표적이다. 중국에선 PVC 생산량의 86%가 석탄을 활용해 제조되는 반면에 국내에선 석유에서 추출한 나프타를 활용해 생산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환경오염을 막기 위해 석탄 규제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올 4월엔 석탄 채굴 조업일수를 연 330일에서 276일로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한국광물자원공사에 따르면 석탄(유연탄)의 t당 가격은 당시(4월) 51.18달러에서 지난달 88.86달러로 73.6% 급등했다. 석탄가격 상승은 중국 화학업체엔 제조원가를 높였다. 저유가가 지속되는 가운데 석유로 화학제품을 만드는 국내 기업엔 호재가 됐다.

 석유화학업계에선 중국의 석탄화학 산업이 꾸준히 위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정부가 올 8월 화물차의 과다 적재를 처벌하겠다며 ‘특별 행동 방안’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석탄을 비롯한 산업용 원자재 업체들이 운송비를 줄이기 위해 빈번히 과적을 해온 만큼 단속이 엄격해지면 원가가 상승해 석탄화학업체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 공장 가동 중단에 제품 공급 줄어

 최근 해외 석유화학공장이 잇달아 가동을 중단한 것도 제품 공급을 줄이고 있다. 8월 싱가포르와 대만 석유화학업체들이 정기 보수에 돌입한 데 이어 중국 정부는 9월 항저우(杭州)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회의를 앞두고 대기오염을 줄이기 위해 인근 화학공장 가동을 중단시켰다. 지난달엔 중국 난징(南京) 진링석화 파라자일렌(PX) 공장과 독일 루트비히스하펜 바스프 화학공장 단지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해 가동이 중단됐다.

 화학업계에서는 공장 운영 기술이 낮은 중국에서 당분간 PX 공장이 크게 증설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중국 푸젠(福建) 성 PX 공장에서 대형 폭발사고가 발생한 뒤 올해 재차 사고가 나자 현지에서 공장 증설에 대한 반감이 커지고 있어서다. 

 올해 국내 화학사들은 눈에 띄게 좋은 실적을 내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1∼3분기(1∼9월) 누계 영업이익(1조8107억 원)이 사상 최대 기록을 세웠다. 한화케미칼은 2분기(4∼6월)에 사상 최대 영업이익(2936억 원)을 낸 가운데 3분기(7∼9월) 실적 전망도 밝다.

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석탄가격#유화업#환경오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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