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R/How I did it]“가맹점 대박이 본사 대박”… 새 성공방정식 내놓은 파파이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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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배첼더의 사업모델 전환

 프랜차이즈 가맹점과 본사 간에는 의견 충돌이 종종 일어난다. 돈 문제일 수도 있고 매장 운영에 따른 시각 차이일 수도 있다. 본사와 가맹점의 관계가 껄끄러워지면 결국 매출에 악영향을 주고 모두가 손해를 본다.

 미국의 치킨 프랜차이즈인 파파이스 역시 2000년대 중반까지 그런 어려움을 겪었다. 가맹점주들과의 갈등 때문에 7년간 최고경영자(CEO)가 4번이나 바뀌었고 경영 실적도 악화됐다. 이때 구원투수로 등장한 사람이 경쟁사인 KFC 출신의 셰릴 배첼더다. 그는 주주나 고객이 아닌 가맹점주의 이익을 최우선시하는 경영을 했다. 그 결과 8년 연속 매출을 성장시켰고 시장점유율을 10%대에서 20% 중반으로 끌어올렸다.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 한국어판 10월호에 소개된 배첼더의 프랜차이즈 경영법을 소개한다.

 파파이스는 1972년 미국 루이지애나 주에서 설립됐다. 바삭한 튀김옷으로 유명한 이 업체는 미국에서 KFC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치킨 프랜차이즈이지만 2000년대 중반에는 경영난을 겪었다. 주주들의 요구에 너무 신경 쓰다 보니 신규 투자가 필요한 신제품 도입에는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고 광고도 소홀히 해서 소비자 인지도가 떨어졌다. 이는 부실한 재무성과와 가맹점들의 분노로 이어졌다.

 구원투수로 투입된 배첼더는 프랜차이즈 사업 모델의 핵심은 주주도, 고객도 아닌 ‘가맹점주의 열정’이라고 생각했다. 가맹점주는 개인의 돈과 시간을 투자해 일하기 때문에 일반 기업의 임직원들과는 사업을 대하는 태도부터가 다르다. 사업은 곧 그들의 삶이다. 프랜차이즈에 가입하기 위해 빚을 지는 사람도 많다. 이들의 열정을 살려줄 수 있어야 본사도 성장할 수 있다. 본사는 가맹점 매출의 일부와 신규 점포 개업 시 받는 수수료에서 수익을 내기 때문이다.

 배첼더는 가맹점주와 매장 직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하루는 그가 매장에서 ‘고객 서비스를 잘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 직원들에게 연설하고 있었다. 한 젊은 직원이 다가와 이렇게 말했다. “글쎄요, 우리 점포에는 내 코트를 걸어둘 곳도 없어요. 당신이 나에게 옷걸이 하나도 제공해 줄 의지가 없다면 나도 당신이 말하는 고객 서비스 개선 프로그램에 관심을 가지기 어려울 것 같군요.”

 이는 가맹점이 본사를 위해 일해야 하는 게 아니라 본사가 가맹점을 위해 일해야 한다는 메시지였다.

 그는 우선 정기적으로 각 가맹점의 만족도를 조사하기 시작했다. 단기 수익에 치중하는 주주들과 이사회의 반대를 무릅쓰고 600만 달러의 광고비를 본사 차원에서 추가 투자했다. 가맹점주들의 제안이었다. 그 대신 가맹점주들의 광고비용 분담도 매장별 매출의 3%에서 4%로 올리는 것으로 합의를 봤다. 이렇게 시작한 전국적인 광고 캠페인 덕에 브랜드 이미지가 좋아졌다.

 또 최적의 신규 매장 입지를 추천해주는 소프트웨어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이를 통해 돈을 잘 벌고 있는 기존 매장의 점주들이나 타 프랜차이즈 점주들이 신규 매장을 내도록 유도했다. 이 프로그램의 성공으로 파파이스는 현재 전 세계에서 연간 200개가 넘는 매장을 열고 있다. 지난 5년간 본사 매출과 순이익은 각각 2배 가까이 늘었다. 가맹점의 승리가 곧 본사의 승리로 이어진 것이다.

조진서 기자 cjs@donga.com
#ceo#배첼더#가맹점#파파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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