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 한진해운의 스페인 터미널 인수 검토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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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 자산중 ‘알짜 매물’ 확보 전략… 1만 TEU급 이상 대형선박에도 관심
현대상선, 11월 경영정상화案 발표

 
현대상선이 인수를 검토 중인 한진해운 스페인 남서부 안달루시아 지역 카디스 주에 있는 알헤시라스 터미널 전경. 한진해운 제공
현대상선이 인수를 검토 중인 한진해운 스페인 남서부 안달루시아 지역 카디스 주에 있는 알헤시라스 터미널 전경. 한진해운 제공
국내 양대 해운사인 현대상선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중인 한진해운이 운영하는 스페인 알헤시라스 터미널 인수를 검토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대상선이 이 터미널을 인수하면 현재 운영 중인 북유럽의 네덜란드 로테르담 RWG 터미널에 이어 남유럽의 거점 항만까지 확보하게 돼 유럽 노선의 경쟁력을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17일 채권단과 해운업계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IBK투자증권-한국투자파트너스 컨소시엄과 함께 한진해운이 매물로 내놓은 스페인 알헤시라스 터미널 지분 100%를 인수하는 방안에 대한 타당성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한진해운은 지난해 자금 확보를 위해 알헤시라스 터미널 지분 100%를 IBK투자증권 측에 약 1461억 원에 매각했다. 한진해운은 이후 이 터미널의 지분 25%를 300억 원에 되사서 터미널 운영을 맡고 있다. 한진해운은 계약에 따라 동반 매도권(1대 주주가 지분을 매각할 때 2대 주주 지분도 같은 가격에 팔 수 있는 권리)을 갖고 있다. 현대상선 외에도 해외 해운사 몇 곳이 이 터미널에 눈독을 들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상선은 알헤시라스 터미널 외에도 한진해운이 지분 54%를 보유한 TTI(롱비치터미널 운영사)도 눈여겨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상선이 현재 보유하거나 지분을 투자한 터미널은 미국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LA) CUT 등 5곳으로 해외 경쟁 선사와 비교해 보유 터미널이 적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법정관리 중인 한진해운의 자산 중 시너지가 예상되는 매물만 추려서 인수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자산 확충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한진해운의 보유 자산 인수를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상선은 한진해운의 1만 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급 이상 대형 선박을 인수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세계 해운업계의 규모 경쟁이 심화하고 있지만 현대상선이 보유한 선박 63척 중 1만 TEU급 이상 선박은 총 16척에 불과하다. 채권단 관계자는 “영업력을 강화하기 위해 한진해운의 해외 영업인력도 채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상선은 이달 말까지 머스크 MSC가 가입한 2M 얼라이언스와의 협상을 통해 최대한의 물량도 확보할 계획이다. 이 협상에서 내년 4월 얼라이언스 출범 이후 노선과 선복량 등이 결정된다.

 현대상선은 다음 달 중하순 한진해운 자산 인수 방안 등이 포함된 경영정상화 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다음 달 중순 △경영 전략 및 조직(AT커니) △인사(FM어소시에이츠) △정보기술(IT·IBM) 분야에 대한 컨설팅이 끝나면 이를 반영한 경영정상화 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경영정상화 방안에는 회사 구조를 효율화하면서 국적 선사의 역할을 담는 방안이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채권단 관계자는 “컨테이너박스를 빌리고 터미널을 이용하는 계약도 시세가 비쌀 때 체결된 것들이 많다”며 “세계적인 불황 속에서 원가 구조 효율화 및 선박·노선 운용 전략 등을 다양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유현 yhkang@donga.com·김성규 기자
#현대상선#한진해운#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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