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영업익 7조8000억… 리콜 뚫고 선방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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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디스플레이 4조원대 선전… 올 영업익 30조 돌파에도 청신호
갤노트7 신뢰회복 여부가 관건… 주가 170만원 넘어 사상 최고치

 삼성전자가 갤럭시 노트7 배터리 발화로 인한 리콜 사태 속에서도 3분기(7∼9월)에 선방했다. 삼성전자는 이 기간 영업이익 7조8000억 원, 매출 49조 원을 낸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7일 공시했다.

 증권사 영업이익 전망치(약 7조5000억 원)를 3000억 원 이상 웃도는 수치다. 이날 유가증권 시장에서 삼성전자 주가는 전날보다 0.89% 오른 170만6000원에 마감해 전날에 이어 다시 사상 최고가를 갈아 치웠다.
○ 사업 포트폴리오의 힘

 부품(DS) 사업 부문이 실적 호조를 이끌었다. 2분기(4∼6월)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IT모바일(IM) 사업 부문이 전체 영업이익 중 절반이 넘는 4조3200억 원을 벌어들이며 부진했던 DS 부문 실적을 보완했다면 이번에는 반대로 갤럭시 노트7 사태로 인한 실적 부진을 반도체와 디스플레이가 막아줬다. 한쪽이 부족하면 다른 쪽에서 채워주는 사업 포트폴리오가 힘을 발휘한 셈이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1, 2분기 각각 2조 원대 영업이익을 올리는 데 그쳤던 DS 부문이 1년여 만에 4조 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했을 가능성도 크다고 본다.

 과감한 투자를 바탕으로 독점적 시장 지위를 확보한 3차원(3D) 낸드플래시가 특히 빛났다. 차세대 대용량 저장장치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가 기존 하드디스크 드라이브를 빠르게 대체하고 있는 데다 모바일 메모리 대용량화 흐름이 맞물린 덕분이다. 3∼6개월 단위로 공급 계약을 맺는 D램의 경우 최근 시장 가격이 3년 만에 최대치로 오르는 등 시장 상황도 개선되고 있어 DS 부문은 4분기(10∼12월)에도 좋은 실적을 낼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가전(CE) 부문도 제 몫을 했다. 2분기 영업이익 1조 원 돌파라는 깜짝 실적을 올렸던 CE 부문은 계절적 비수기로 꼽히는 3분기에도 6000억∼7000억 원대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보인다. SUHD TV, 셰프컬렉션 냉장고 등 프리미엄 가전제품 판매를 늘려 수익성을 개선한 것이 주효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3년간 CE 부문 3분기 영업이익은 500억∼3500억 원 수준이었지만 올해는 2∼3배 수준에 이르는 실적을 낸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 추수감사절, 블랙프라이데이 등 쇼핑 대목이 몰려 있는 4분기에도 좋은 실적을 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 갤럭시 노트7 부활이 관건

 삼성전자가 3분기에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낸 만큼 2013년 이후 3년 만에 연간 영업이익 30조 원을 넘어설 수도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문제는 ‘갤럭시 노트7 부활작전’ 성공 여부다. 최대 1조 원에 이르는 갤럭시 노트7 리콜 비용이 3분기 실적에 반영된 만큼 얼마나 빨리 브랜드 이미지 손상을 딛고 스마트폰 판매를 정상 궤도에 올려놓는지가 4분기 실적을 좌우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 주가에 대한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갤럭시 노트7 판매량 회복 본격화와 최근 불거진 삼성전자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기대감은 주가를 끌어올릴 요인이다. 하지만 단기적으로만 영향을 미칠 뿐 삼성전자의 근본적인 이익구조 개선을 기대할 요인은 아니라는 반론도 나온다.

서동일 기자 dong@donga.com
#삼성전자#주가#영업이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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