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이 담뱃세 인상을 틈타 수백억 원대 ‘재고차익’을 얻은 외국계 담배회사에 칼을 빼들었다. 재고차익이란 담뱃값이 오르기 전에 공장에서 출고한 제품을 가격 인상 후에 판매해 얻은 수익이다.
30일 담배업계에 따르면 국세청은 말버러 담배를 생산하는 필립모리스코리아와 던힐 제조사인 BAT코리아에 대해 세무조사를 벌이고 있다. 국세청은 이들이 지난해 1월부터 담뱃세가 갑당 2000원 오른 뒤 재고차익을 얻었지만 이에 대한 세금을 내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담뱃세 인상으로 KT&G는 약 2400억 원, 필립모리스코리아는 약 1900억 원, BAT코리아는 약 240억 원의 재고차익을 얻은 것으로 추산한다. KT&G는 지난해 4월 3300억 원대 사회공헌사업 계획을 발표하면서 재고차익 전액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밝혔다. KT&G는 지난해 808억 원을 집행했고, 올해 약 700억 원을 사회공헌사업에 쓸 계획이다.
필립모리스코리아와 BAT코리아 측은 KT&G를 빼놓고 외국계 담배회사에 대해서만 특별 세무조사를 벌이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반발하고 있다. BAT코리아 측은 “담뱃세 인상 과정에서 얻게 된 재고차익 규모는 KT&G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라며 “외국계만 겨냥한 세무조사는 형평성을 잃은 조치”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세청 관계자는 “국내외 가리지 않고 의혹이 있으면 조사를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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