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맞는 작물 찾았어요”… 청년들 ‘창농의 씨앗’ 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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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창농-귀농 박람회 폐막]

28일 서울 서초구 강남대로 aT센터에서 열린 ‘2016 A FARM SHOW―창농·귀농 박람회’의 창농·귀농관을 찾은 관람객들이
 지방자치단체별로 마련된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3일간 이어진 이번 박람회에는 5만5000여 명이 찾아 농업의 무한한 가능성을 
확인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28일 서울 서초구 강남대로 aT센터에서 열린 ‘2016 A FARM SHOW―창농·귀농 박람회’의 창농·귀농관을 찾은 관람객들이 지방자치단체별로 마련된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3일간 이어진 이번 박람회에는 5만5000여 명이 찾아 농업의 무한한 가능성을 확인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26∼28일 이어진 ‘2016 A FARM SHOW―창농·귀농 박람회’는 상담을 받으려는 예비 귀농·귀촌인들의 열기로 뜨거웠다. 서울시와 부산시 등 70여 개 지방자치단체가 설치한 부스들은 관람객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상담을 받는 예비 창농·귀농인들은 각 지자체에서 나온 선배 귀농인들이 들려주는 귀중한 정보에 귀를 기울였다.

○ 예비 창농인의 열기 뜨거워

“귀농하려면 어느 정도 준비 기간이 필요한가요.”

“귀농한 뒤 현지 주민들과 어떻게 빨리 친해질 수 있나요.”

27일 서울 서초구 강남대로 aT센터의 2층 제2전시장 창농·귀농관에서는 예비 귀농인들의 질문이 이어졌다. 전시장 가운데에 마련된 강원도 부스에는 오전 한때 상담을 받기 위한 긴 줄이 이어지기도 했다. 강원도는 수도권에서 가깝고 고랭지 배추부터 감자, 파프리카까지 다양한 작물을 재배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여기에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등으로 더욱 관람객의 관심을 끌었다. 강원도 관계자는 “날씨가 점점 따뜻해지면서 강원도에서 사과 농사를 짓기 위해 귀농 상담을 받는 관람객들도 있었다”고 말했다.

충북 제천시에서는 먼저 귀농한 선배 귀농인들이 관람객들을 맞았다. 귀농해 5년째 가시나무, 명이나물, 고사리 등 산채류 작물 농사를 짓고 있는 김순일 씨 부부가 그 주인공. 김 씨 부부는 부스를 찾는 관람객에게 귀농을 준비하면서 받은 농업기술센터 농업인대학 귀농 교육 이야기부터 정착하면서 겪게 된 어려움 등을 생생히 들려줬다. 김 씨 부부의 상담을 들으려는 관람객들로 제천시 부스도 하루 종일 성황을 이뤘다.

특히 주말인 이날은 20, 30대 청년 귀농 희망자가 많이 찾았다. 이들은 아로니아, 파프리카 같은 작물에 관심이 많았다. 이날 귀농 상담을 받던 이명성 씨(29)는 “젊은 나이에 귀농해 어엿한 사장이 된 사례를 신문에서 읽고 이곳을 찾았다”며 “귀농은 하고 싶었지만 나에게 맞는 작물을 찾지 못하다가 상담을 받고 몇 가지 작물로 후보군을 좁혔다”고 말했다.

○ 공공기관·기업 지원 이어져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미래에 클 식품’이라는 뜻으로 발굴·육성하는 차세대 신규 수출품인 ‘미래클 K―food’에도 관심이 쏠렸다. 고구마캐러멜을 만드는 조내기고구마와 은행 열매로 견과류를 만드는 지앤씨 팜, 인삼 칩을 만드는 늘뫼인삼 부스는 박람회 기간 내내 관람객으로 북적였다.

한국무역협회는 글로벌 온라인 해외직판 쇼핑몰(Kmall24.com)과 글로벌 마켓플레이스(tradeKorea.com)에서 국내 업체가 제품을 수출할 수 있도록 해외 마케팅을 지원했다. 협회 지원으로 해외 수출 판로를 개척한 이가락 흑마늘은 올해 4억 원의 수출 실적을 달성했다. 연잎 쌀국수와 연근 떡국 등 제품의 해외 수출을 준비하고 있는 영농조합법인 ‘연스토리’에는 연꽃을 심어 귀농하려는 이들의 문의가 이어졌다.

LG유플러스 협력사인 ‘그립’은 즉석에서 사진을 찍고 메모해 영농일지를 작성하는 애플리케이션 ‘브리폼(BrieForm)’을 소개해 농장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려는 이들에게 많은 관심을 얻었다. 전남창조경제혁신센터는 동충하초를 이용한 유산균 건강기능식품 제조업체 스마트랩과 검은콩으로 커피를 만드는 자로커피 등 스타트업 기업의 제품을 소개했다.

서울시와 부산시는 상추와 배추, 가지 등의 작물을 도시에서 재배하는 도시농업을 소개했다. 이들 부스는 치커리와 스피어민트, 벼 등 녹색 작물로 장식돼 방문객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특히 도시에서 꿀벌을 키우는 ‘어반비즈서울’은 부스에 꿀벌과 벌집을 선보였다.

귀농과 귀어를 놓고 선택을 고민 중인 이들은 이번 박람회에서 귀농과 귀어에 대한 정보를 한 번에 얻을 수 있어 도움이 됐다고 입을 모았다. 퇴직한 남편과 함께 박람회장을 찾은 김영수 씨(61)는 귀농 후보지인 경남 남해군 부스와 귀어 상담을 진행한 해양수산부 부스를 모두 둘러본 뒤 “낯선 지역으로 내려간다는 게 두려웠는데 실제 귀농자들이 친절하게 상담해 줘 도움이 많이 됐다”고 말했다.

최혜령 herstory@donga.com·백연상 기자
#창농#귀농#박람회#스마트팜#작물#청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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