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편안함 만끽… 입문자에게도 ‘할리’의 매력 선사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26일 03시 00분


코멘트

시승기 / 할리 데이비슨 ‘스트리트 750’

기자는 모터사이클 입문자다. 지난해부터 모터사이클을 몇 번 타보긴 했지만 감만 잡는 수준이었다. 특히 실력에 맞지 않게 무거운 800cc급 모터사이클을 시승하면서 제자리에서 몇 번 넘어져본 적이 있던 터라 ‘대어’급에는 살짝 공포감이 있었다.

그래서 모터사이클 중에서도 대어만 모여 있는 ‘할리 데이비슨’은 도전할 엄두도 내지 못했다. 하지만 브랜드 내 막내인 입문자용 모델 ‘스트리트 750’은 다루기 어렵지 않을 것이라는 수입사 관계자의 말을 듣고 용기를 내 도전해봤다.

할리 데이비슨이라 하면 ‘만세’ 자세로 라이딩을 하는 마초를 떠올리는 사람도 많지만, 이 모델은 그런 이미지와는 거리가 멀다. 한마디로 과하지 않다. 작다고 할 수는 없지만 부담스러울 정도는 아니고, 디자인도 현대적이다.

시동을 걸고 출발을 위해 조심스럽게 클러치를 놓아본다. 힘이 좋아서 다루기 어렵지 않을까 싶었는데, 오히려 더 쉬웠다. 초보자에게는 출발할 때 클러치를 급하게 놓다가 시동이 꺼져버리는 일이 가장 곤혹스러운데, 힘이 여유가 있어서 그런지 클러치를 놓는 타이밍이 약간 빠르더라도 시동이 잘 꺼지지 않았다. 또 저배기량 엔진인 경우 출발하자마자 빨리 기어를 2단으로 올려야 하는데, 스트리트 750은 1단이 커버할 수 있는 속도의 범위가 더 넓었다. 덕분에 출발 후 변속하는 타이밍을 더 여유롭게 가져갈 수 있었다.

일단 출발이 이뤄진 후에는 ‘할리’ 엔진 특유의 둥둥거리는 고동감을 느끼면서 도로를 달리기만 하면 된다. 아메리칸 스타일 모터사이클이어서 핸들링이 조금 어렵지만 직선구간에서의 안정감과 편안함 그리고 힘은 마니아들이 왜 ‘할리’를 찾는지 알 수 있게 해준다. 엔진의 소리와 고동감은 상위 모델에 비하면 살짝 아쉬운 감은 없지 않지만 입문자용으로서 할리의 매력을 느끼기에는 충분하다.

계기반에 나오는 정보는 속도가 유일하다. 엔진회전수(RPM)도 알 수 없고 주유 경고등만 들어올 뿐 연료의 잔량이 계기반에 표시되지 않는 점은 아무리 입문자용이라지만 아쉬웠다. 가격은 990만 원.

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
#할리데이비슨#스트리트750#오토바이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