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새만금 스마트팜’ 사업 무산

  • 동아일보

첨단 원예단지 구축 ‘창조농업’ 계획… 농민단체 “대기업 진출 반대”에 철회

LG그룹이 새만금 산업단지에 농업과 정보통신기술(ICT)을 융합한 대규모 스마트팜(Smart farm) 단지를 세우려던 계획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결정했다. 전국농민회총연맹 등 전국 농민단체들이 “대기업의 농업 진출을 막겠다”며 반발하자 사실상 사업 철회 결정을 내린 것이다. 농업과 ICT 융합을 바탕으로 한 ‘창조 농업’을 국가 신성장동력으로 키우려는 시도가 석연치 않은 이유로 또 한 번 무산됐다는 우려가 나온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그룹은 최근 전북 군산시 새만금 산업단지 1공구 내 76.2ha(약 23만 평) 규모의 스마트 바이오파크 구축 계획을 사실상 백지화했다. LG CNS가 전국 농민을 상대로 설명회를 열며 설득에 나섰지만 번번이 설명회 자체가 무산되거나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끝난 탓이다. LG CNS 측은 이르면 이달 중 백지화 결정을 발표할 예정이다.

사정에 정통한 재계 관계자는 “LG그룹은 농민들이 막연하게 ‘대기업을 믿지 못한다’는 말만 반복해 타협점을 찾는 데 한계를 느꼈고, 2022년까지 장기 투자해야 하는 사업인 만큼 무리해서는 안 된다는 판단에 따라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로써 2012년 동부팜한농(현재는 LG화학 자회사인 팜한농)이 경기 화성시에 수출용 토마토를 재배할 유리온실을 지었다가 농민단체의 반대로 사업을 접었던 사례에 이어 스마트 바이오파크 프로젝트도 또 다른 실패 사례로 남게 됐다.

서동일 기자 dong@donga.com
#lg#새만금#스마트팜#무산#원예단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