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0m 쇼핑몰에 담은 ‘정용진의 꿈’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6월 29일 03시 00분


9월 문여는 신세계 ‘스타필드 하남’ 모델인 美 ‘더 몰 앳 유티시’ 가보니
쇼핑매장 놀이터서 아이들 뛰놀고… 부모는 햇살 아래서 망중한…

쇼핑매장 앞마당에 들어선 놀이터 미국 플로리다 주 탬파에 있는 쇼핑몰 인터내셔널 플라자의 모습. 매장들
 중앙에 놀이시설이 설치돼 있다. 올해 9월 문을 여는 신세계그룹의 스타필드 하남도 비슷한 형태를 갖출 예정이다. 탬파=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쇼핑매장 앞마당에 들어선 놀이터 미국 플로리다 주 탬파에 있는 쇼핑몰 인터내셔널 플라자의 모습. 매장들 중앙에 놀이시설이 설치돼 있다. 올해 9월 문을 여는 신세계그룹의 스타필드 하남도 비슷한 형태를 갖출 예정이다. 탬파=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24일 찾은 미국 플로리다 주 새러소타의 쇼핑몰 ‘더 몰 앳 유티시’. 6월 플로리다의 무더위를 피해 쇼핑몰 안으로 들어섰다. 에어컨 덕분에 시원한 기운이 돌았다. 햇살은 밝았다. 유리로 된 천장이 자연 빛을 몰 안으로 통과시켰다. 쇼핑몰 안 곳곳에 놀이시설이 눈에 띄었다. 아이들은 자유롭게 뛰어 놀았고 어른들은 놀이터 벤치에 앉아 휴식을 취했다. 쇼핑몰 어디에 서 있어도 매장 6개가 한눈에 들어왔다. 시야가 탁 트인 느낌이다.

이곳은 미국에서 복합쇼핑몰 21개를 가지고 있는 터브먼사가 운영한다. 터브먼사는 9월에 개장하는 신세계그룹의 복합쇼핑몰 ‘스타필드 하남’에 49%의 지분을 투자했다. 자사의 쇼핑몰 개발 노하우도 스타필드에 심었다. 자연 햇빛 아래에서 편하게 쉬고 또 놀며 쇼핑하는 곳. 스타필드가 기존 쇼핑몰과의 차별화로 내세우는 핵심이다.

스타필드는 더 몰 앳 유티시 천장 높이(20m)의 2배에 가까운 35m의 유리 천장을 통해 햇볕이 들어올 예정이다. 연면적 45만9000m²에 달하는 스타필드에는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호텔의 옥상 수영장을 연상시키는 야외 수영장을 비롯해 여러 스포츠 시설과 영화관이 들어선다.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트레이더스를 양축으로 이어지는 쇼핑몰에는 각종 전문 매장과 35개의 해외 명품 매장이 있다.

스타필드의 탄생을 지휘한 건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다. 그는 “예쁜 공간에서 하루 종일 먹고 놀고 쇼핑할 수 있는 테마파크 같은 쇼핑몰을 짓겠다”는 포부로 스타필드를 만들었다.

정용진 부회장
정용진 부회장
정 부회장이 스타필드를 구상한 건 10여 년 전이다. 2004년 플로리다를 비롯해 미국 곳곳의 쇼핑몰을 돌아본 정 부회장은 단순히 상품만 파는 백화점식 쇼핑몰로는 한계가 있다고 봤다. 이는 유통업을 주력으로 하는 신세계그룹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걸 의미했다.

정 부회장은 2000년대 후반부터 임직원들에게 “엔터테인먼트형 복합쇼핑몰이 온라인몰과 함께 그룹의 양대 성장동력”이라고 말했다. 신세계그룹이 2년 전 통합 온라인몰로 출범시킨 SSG.COM은 올해 초부터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이어 9월에는 스타필드가 문을 연다. 신세계의 미래를 책임질 핵심으로 정 부회장이 강조해 온 사업이 잇달아 시험대에 오르는 것이다.

정 부회장이 스타필드에서 중시한 또 하나는 디자인이다. 산과 물결을 형상화한 건물 외관과 물 흐르듯 이어지는 내부 구조는 스타필드의 특징이다. 식당에도 디자인이 강조됐다. 정 부회장은 “요즘 사람들은 사진 찍기 싫은 곳에서는 먹지도 않는다”며 맛을 내기에 앞서 멋을 낼 것을 주문했다. 스타필드 서쪽에는 미국 번화가 분위기의 식당이 들어서고 동쪽에는 한국과 동양의 멋을 살린 음식점이 자리한다. 스타필드를 운영하는 신세계프라퍼티의 임영록 부사장은 “식음료 공간 디자인에 정 부회장이 특히 많은 공을 쏟았다”고 전했다.

9월 개장하는 스타필드는 12월 완공 예정인 제2롯데월드와 비교될 수밖에 없다. 국내 유통그룹의 자존심 대결이다. 두 시설은 차로 20분 정도 거리에 있다. 정 부회장이 “스타필드의 경쟁 상대는 테마파크”라고 밝힌 만큼 기존 롯데월드도 경쟁자다. 제2롯데월드(롯데월드타워)의 높이는 555m, 스타필드의 좌우 길이는 460m다. 높이 솟은 롯데의 숙원과 길게 뻗은 신세계의 꿈 중 어떤 것이 더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을지 관심이 쏠린다.

새러소타·탬파=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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