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영]“세계가 우리 땅!” 해외 파트너십으로 글로벌 영토 확장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6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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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기업들에 세계는 동떨어진 시장이 아니다. 어려운 경영 환경 속에서도 주요 기업들은 국내를 벗어나 해외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해외 생산기지를 늘려 미래 성장 기반을 공고히 하면서 기존 자원들을 잘 조합해 해외 시장에서 요구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어내고 있다. 글로벌 경영을 지속 성장의 돌파구로 삼아 전 세계 곳곳으로 기업의 활동 영역을 넓혀가는 주요 기업들의 활동을 소개한다.

글로벌 영토 늘리는 기업들

삼성그룹은 전자, 소재, 바이오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글로벌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삼성SDI는 높은 성장이 예상되는 전기자동차 배터리 사업에 3조 원을 투자해 중국, 유럽 등에 생산체제를 구축해 배터리 생산라인의 글로벌화를 완성할 계획이다. 삼성물산은 캐나다 온타리오 주에 총 1369메가와트(MW)에 달하는 신재생에너지 발전단지를 조성하는 ‘온타리오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삼성물산은 2008년 캐나다 온타리오 주 정부가 화석연료를 대체할 수 있는 청정에너지원 확보와 일자리 창출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이 프로젝트를 먼저 제안했다. 제안형 프로젝트는 기존에 없던 새로운 패러다임의 비즈니스 모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대·기아자동차는 중국, 멕시코, 인도 등 신흥시장을 적극 공략하며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5월 중국 베이징 공장에서 첫 번째 현지 생산 친환경차인 ‘중국형 신형 쏘나타(LF) 하이브리드’를 공개했다. 현대차는 중국형 쏘나타 하이브리드 투입을 시작으로 향후 플러그인하이브리드 및 전기차까지 친환경차 라인업을 확대할 예정이다. 현대자동차는 올해 인도 시장 진출 20주년을 맞이한 가운데 인도에서 내수 2위, 수출 1위 자리를 지키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현대차는 경쟁 업체들보다 앞서 공장을 세워 현지 생산체제를 구축하고 브랜드 입지를 다져 인도에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기아자동차는 5월 멕시코 공장에서의 양산을 시작했다. 미국, 중국, 슬로바키아에 이은 기아차의 4번째 해외 생산거점이다.

SK그룹은 해외기업과 파트너십을 구축해 국내외 합작공장을 건설한 뒤 마케팅과 유통을 함께 추진하는 방식으로 글로벌 경영을 해나가고 있다. SK종합화학은 중국 최대 석유화학회사 시노펙과 합작해 중한석화 나프타분해설비(NCC) 공장을 완공하고 제품을 생산 중이다. SK루브리컨츠는 스페인 렙솔과 손잡고 2011년부터 추진해 온 윤활기유 공장을 지난해 준공했다. SK네트웍스는 세계 20여 개국의 글로벌 거점을 기반으로 철강, 화학, 석탄 등 산업재 중심의 트레이딩 사업을 펼치고 있다. 특히 1984년 이란 테헤란 지사를 설립한 이래 한국의 연간 이란 수출액의 14%를 담당하고 있다.

LG그룹은 지난해 해외에서 100조 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현재 LG그룹은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화학, LG CNS, LG상사 등의 계열사가 다양한 글로벌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280여 개의 해외법인에서 9만5000여 명의 임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포스코는 일반 제품보다 이익률이 높은 월드프리미엄(WP) 제품 중 대표적 제품인 자동차 강판 생산을 위해 인도와 중국에 진출했다. 인도에 자동차용 강판 공급을 위한 아연도금강판 공장, 무방향성전기강판 공장, 냉연공장 등을 짓는 데 총 12억 달러를 투자했다. 5월엔 중국 충칭과 청두에 자동차 강판 가공공장을 추가 건설했다. 올 하반기(7∼12월)에는 태국 라용 아마타시티 산업공단에 자동차용 고급 아연도금강판을 전문으로 생산하는 공장을 준공할 계획이다.

글로벌에서 미래 성장 동력 발굴


KT는 국내 사업 외에 글로벌 사업성과 창출을 위해 다양한 전략을 세워 추진 중이다. KT는 최근 여러 국가들과 지능형 검침 인프라(AMI) 사업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황창규 회장 부임 이후 KT는 우즈베키스탄에서 1200억 원 규모의 대형 ‘스마트 에너지 프로젝트’를 수주한 바 있다. 르완다 통합 보안망 구축, 탄자니아 전자주민증 시스템 데이터센터 구축 등도 글로벌 사업에서 올린 성과다. 경제 제재가 풀린 이란에서는 이란 최대 통신사 TCI와 ‘ICT 인프라 현대화 사업’ 양해각서(MOU)를 맺고 중동 시장 진출 발판을 마련했다.

GS그룹은 에너지, 유통, 건설 등 주력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해나가면서 해외사업을 확대해 차별화된 성장 동력을 발굴하려고 노력 중이다. GS칼텍스는 석유 및 석유화학, 윤활유 사업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와 해외시장 진출을 통해 전체 매출액의 3분의 2를 해외에서 벌어들이고 있다. GS에너지는 자원개발 분야에서 지난해 5월 글로벌 석유 메이저 기업들만이 참여할 수 있었던 아랍에미리트(UAE) 육상생산광구 참여에 성공했다. 이를 통해 한국 유전개발 사상 단일사업 기준으로 최대 규모 원유를 확보할 수 있었다.

효성은 글로벌 시장 점유율 1위의 효성 스판덱스 브랜드 ‘크레오라’를 중국과 터키, 베트남, 브라질 등의 현지 생산 공장을 통해 공급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을 일찌감치 개척해 크레오라는 빅토리아 시크릿, 보디가드 등 글로벌 메이저 란제리 및 의류 브랜드에 공급되고 있다. 2014년에는 브라질 현지 생산체제 구축 2년 만에 브라질 시장 점유율 50%를 넘었다. 같은 해 베트남에 1만 t 규모의 스판덱스 공장 증설을 완료해 본격적인 양산 및 판매를 시작했다. 지난해 1월에는 중국 광둥 사업장을 증설해 중국 스판덱스 생산량을 8만 t까지 끌어올렸다.

두산은 2000년부터 강도 높은 구조 조정과 사업 재편을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났다. 2001년 발전·담수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두산중공업(전 한국중공업)을 시작으로 2004년 고려산업개발, 2005년 건설 기계 장비 사업 중심의 두산인프라코어(전 대우종합기계) 등을 인수함으로써 소비재 중심의 사업 구조를 중공업 중심의 중후장대 사업으로 전환했다. 한때 내수 중심의 소비재 기업이었던 두산은 현재 38개 국가 114개 법인에서 4만 명의 임직원이 근무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2012년에는 수(水)처리 사업 부문 설비 설계 및 제작 기술을 보유한 영국 엔퓨어(Enpure)를 인수했고, 지난해에는 오만과 영국에서 대용량 하수처리 플랜트를 연이어 수주해 ‘토털 워터 솔루션 기업’으로도 성장하고 있다.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글로벌 경영#한국 기업#파트너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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