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日은 ‘퇴직후 설계’ 사내교육 일반화

  • 동아일보

[탈출! 인구절벽]
복지제도 교육 넘어 전직 훈련… 美 ‘노인단’ 등 봉사조직도 활발

인구절벽 위기를 한국보다 먼저 겪은 선진국들은 중장년 인력을 핵심생산인구로 적극 활용하기 위해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다. 중장년 근로자들을 위해 관련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기업도 늘고 있는 추세다.

미국의 컨설팅회사 에이온 휴잇(AON Hewitt)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 기업 10곳 중 9곳은 근로자의 퇴직 준비와 전직 등을 돕기 위한 생애설계 교육을 하고 있다. 과거의 생애설계 교육이 퇴직연금 등 복지제도에만 국한해 이뤄졌다면, 최근엔 기대수명 증가와 노동시장의 급격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주제로 분화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미국의 목재회사인 와이어하우저는 50세 이상 근로자를 대상으로 △인생설계 △재무설계 △부동산설계 △기업복지 △공적연금 △의료보험 등 통합적인 커리큘럼을 운영하고 있다. 합숙교육으로 실시하며 행동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 배우자와 함께 교육을 받도록 하고 있다. 미국은 또 자원봉사, 사회공헌 조직을 통해서도 중장년 인력을 적극 활용한다. 대통령 직할 국가서비스 조직인 ‘노인단(Senior Corps)’이 대표적이다. 이곳엔 빈곤퇴치, 보건, 제대군인 지원 등의 분야에 약 40만 명이 활동하고 있다. 은퇴 이후 사회공헌이나 비영리단체 근무 등을 희망하는 중장년을 위한 조직도 체계적으로 갖춰져 있다.

이미 고령화 위기에 직면한 일본은 경력관리 제도를 각 기업이 적극 도입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전자기기 업체인 히타치제작소는 근로자가 정년퇴직을 1년 앞둔 시점에 △재고용 △정년퇴직 △전직 또는 자영업 전환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해 관련 교육을 집중 실시하고 있다. 도요타도 입사 직후부터 ‘생애디자인’ 교육을 통해 20, 30대는 주택 구입, 40대는 재테크 및 노후설계, 50대는 퇴직 후 생애설계를 준비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생산직 장년 근로자 비율이 20%를 넘긴 독일 역시 근로자 개인별로 경력관리상담사를 배정하거나 단축근무로 남은 시간에 전직 훈련을 받게 하고 있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업 내 퇴직 교육을 활발히 하면서 중장년 일자리 창출에 기여도가 높은 기업에 대한 정책적 지원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
#인구절벽#중장년#핵심생산인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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