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산업 규제 당장 없애기는 힘들어 기득권과 끊임없는 대화 노력 필요”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24일 03시 00분


코멘트

칩 콘리 에어비앤비 숙박부문 대표 인터뷰

“에어비앤비는 미국 뉴욕 시에 숙박세를 내기를 원하지만 기득권인 뉴욕 호텔 연합회는 반대하고 있습니다. 세금을 내면 우리 존재가 정당화되기 때문이죠. 하지만 우리는 많은 도시에서 세금을 내고 있고 뉴욕의 기득권층은 점점 우리와 싸우기 어렵게 될 겁니다.”

칩 콘리 에어비앤비 숙박부문 대표(56·사진)는 16일(현지 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본사에서 실시된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처럼 말했다. 그는 “공유경제 같은 신산업이 기득권과 마찰을 빚을 때 그들과 끊임없이 대화를 시도하고, 자진 납세를 통해 합법적인 규제 틀 안으로 들어가려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콘리 대표는 또 “에어비앤비는 해당 지역의 집주인뿐만 아니라 레스토랑, 바 등 지역 경제 발전에도 이바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어비앤비는 꾸준히 ‘경제적 효과 보고서(Economic Impact Studies)’를 내놓으며 자신들의 비즈니스가 지역 경제 발전에 이바지한다고 기득권을 설득하고 있다. 11일 이탈리아에서 낸 보고서에 따르면 에어비앤비는 지난해 1년 동안 이탈리아에 34억 유로(약 4조5560억 원)의 경제적 이익을 제공했다. 에어비앤비는 2012년부터 미국 샌프란시스코 및 뉴욕, 프랑스, 영국 런던, 일본, 스페인 등에서 이 보고서를 내놓고 있다.

시민들은 점차 에어비앤비에 우호적으로 바뀌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시는 지난해 11월 단기 주택 임대를 연 75일로 제한하는 법안에 대해 주민투표를 실시했다. 결과는 부결. 이는 에어비앤비가 집주인, 세입자를 대신해 호텔세를 납부하는 등 자발적인 제도권 편입 노력 때문에 가능했다.

‘정부 규제가 신산업 성장을 막을 때 어떻게 대처하느냐’는 질문에 콘리 대표는 “새로운 아이디어나 현재의 상황을 바꾸자는 목소리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늘 있다. 숙박 관련법은 인터넷이 생기기 이전에 만들어진 만큼 법을 바꾸는 것은 복잡하다”며 규제를 당장 없애기는 어렵다는 생각을 밝혔다. 그 대신 장기적으로 제도권 안으로 들어오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프랑스 파리에 있는 아코르 호텔이 지난달 ‘원 파인 스테이’라는 숙박 공유 서비스 업체를 인수했다. 대기업이 숙박 공유 업체를 인수하며 하나의 산업으로 성장하고 세금을 더 많이 내게 되면 반대파들도 점차 에어비앤비를 지지하게 될 것이라는 게 콘리 대표의 주장이다.

에어비앤비는 앞으로 개인 간 숙박 공유를 넘어 비즈니스 출장을 온 고객들을 대상으로 사업을 확장할 방침이다. 콘리 대표는 “업무차 방문하는 출장자들은 호텔보다 에어비앤비에서 세 배 이상 더 머무른다”며 “집주인들에게 업무 출장자가 일하기 쉽게 와이파이 환경, 업무공간 등을 제공할 수 있도록 ‘비즈니스 여행 준비 리스트’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한편 콘리 대표는 “장기적으로 북한 이란 시리아 등 법적인 이유 때문에 비즈니스를 하지 못하는 국가에도 진출하고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이들 국가와 협의하고 있는 내용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샌프란시스코=신무경 기자 fighter@donga.com
#신산업#규제#기득권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