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의 눈]인간과 공존 공생하는 인공지능 사회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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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원용 국가과학기술심의회 ICT융합 전문위원
차원용 국가과학기술심의회 ICT융합 전문위원
지금의 인공지능 알고리즘은 인간의 신경망을 모방하는 초기의 나선형, 순환형, 선형·비선형 혹은 병렬형 등이다. 그러나 우리 두뇌는 이를 한참 뛰어넘어 획기적인 방법의 알고리즘을 사용한다. 우리 두뇌의 뉴런들은 정보를 전달할 때 고장 난 뉴런이 있으면 점핑하여 우회한다. 하나를 점프할 수도 있고 열 개를 점프할 수도 있고 백 개를 점프할 수도 있다. 또한 우리의 두뇌에는 뉴런과 시냅스의 신경세포 외에 성상세포와 중개뉴런, 그리고 아직 밝혀지지 않은 수많은 비신경세포가 있다. 과학자들은 신경세포와 비신경세포를 대략 3 대 7의 비율로 추정하고 있다. 앞으로 인공지능은 신경망 알고리즘에 이 같은 두뇌의 한 차원 높은 다른 알고리즘들이 융합돼 개발될 것이다.

알파고가 이세돌 9단을 이겨 난리이다. 그런데 이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따져봐야 한다. 그저 하나의 이벤트요 게임으로 그친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인간을 게임에서 이기고, 인간과 대적하여 스트레스를 주며, 인간을 대체해 일자리를 빼앗아가는 부정적인 인공지능을 개발하면 안 될 것이다.

그 대신 인간이 꿈 꿀 수 없는 꿈을 대신 꿔주고, 그것을 비전과 전략, 비즈니스 모델로 그려주어 일자리를 더욱 많이 만드는 긍정적인 인공지능을 개발해야 한다. 인간의 모자라는 점을 보충하고, 이타적이며 누구나 공평하고 안전하게 사용할 수도 있어야 한다. 그래서 인간과 인공지능이 공존 공생하는 미래의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독일 튀빙겐대는 2015년에 나선형의 신경망을 이용해 피카소나 고흐의 작품을 1시간 안에 그려내는 데 성공했다. 이렇듯 인공지능이 예술가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예술가를 지원하여 한 달에 수십 장의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인간의 도구가 되어야 한다.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는 2015년에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개발해 로봇인 브렛(Brett)에 탑재하고, 유치원에서 세 살배기 아이들과 브렛이 레고블록 쌓기와 맞추기 등을 교실에서 함께 배우는 예를 공개했다. 아이들이 브렛과 쌍방향으로 서로 가르치고 학습하는 것이다.

세계적인 암 센터인 미국 뉴욕의 메모리얼슬론 케터링 암 센터에서는 IBM의 인공지능 왓슨이 전문의와 함께 암·백혈병을 진단하고 있다. 왓슨의 유방암 진단 정확도는 전문의보다 훨씬 높은 91∼100%이다. 왓슨의 역할이 커지면서 이 암 센터는 왓슨 종양내과(WFO)라는 부서까지 만들었다. 이것들은 인간과 인공지능이 함께 만드는 멋진 미래를 여는 긍정적인 사례들이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최근 인공지능 기술개발과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앞으로 5년간 1조 원에 가까운 예산을 투자하고 민간 기업들이 주도하는 지능정보기술연구소를 설립한다고 밝혔다. 투자와 연구소 설립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인간과 인공지능이 공존 공생하는 긍정적인 사회를 만들기 위해, 윤리·법률·사회적 영향 연구를 통해 인공지능 정책과 전략을 먼저 수립하고 사회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또 빅데이터가 없으면 인공지능도 무용지물이다. 우리가 잘할 수 있는 분야를 도출해 비즈니스 모델을 수립하고 집중 연구개발해야 할 것이다. 자율차 드론 로봇 등을 시뮬레이션할 수 있는 인공지능 가상 랩을 개발하고, 누구에게나 개방해 부가가치를 높여야 한다.

차원용 국가과학기술심의회 ICT융합 전문위원
#경제#인간#인공지능#차원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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