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의 눈]지능정보사회 대비 미래교육 활성화를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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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환 한국과학창의재단 이사장
김승환 한국과학창의재단 이사장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구글의 인공지능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대결은 끝났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알파고 쇼크’를 계기로 지능정보사회에 대비한 미래교육으로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는 과제가 남아 있다.

인공지능 등 지능정보기술은 학습, 추론과 같은 인간의 인지사고능력을 알고리즘으로 구현한다. 특히 인공지능은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3차원(3D) 프린터, 로봇, 생명공학 등 사이버-물리 시스템 간 융합을 견인하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축이다. 산업뿐 아니라 사회, 문화 및 교육 전반에 걸쳐 큰 변혁을 가져올 것이다.

올해 초 세계경제포럼이 발표한 ‘직업의 미래’ 보고서를 비롯해 여러 연구기관들이 앞다퉈 일자리의 지각 변동을 예측하고 있다. 이들은 단순 반복 작업뿐 아니라 낮은 수준의 지능이 요구되는 많은 일자리가 가까운 미래에 사라지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따라서 지능정보기술의 끊임없는 진화에도 대체할 수 없는 고도의 창의성과 사회성이 필요한 직업군의 창출과 이를 뒷받침할 창의융합형 인재 양성이 더욱 중요해졌다.

지능정보사회에서는 직업을 포함한 삶의 상황 전반이 빠르게 바뀐다. 게티재단의 켄 로빈슨 수석은 “학생들이 만나게 될 변화무쌍한 세계를 제대로 준비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창의적인 경험뿐”이라고 조언한다. 지난해 과학학술지 ‘네이처’도 과학교육을 다룬 특별호에서 “창의적 사고와 문제해결력 등 21세기에 필요한 역량은 과학교육 등 잘 디자인된 과목을 통해 함양된다”고 강조했다.

2월 말 교육부가 발표한 ‘제3차 과학교육종합계획’도 학생들이 스스로 과학을 배우고 탐구하도록 미래 교육의 틀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학생 주도, 과정 중심, 팀 활동을 강조하는 ‘거꾸로 교실’형 수업이 과학 과목부터 적용되며 학교현장의 수업 변화를 촉진할 예정이다. 학생들이 실패를 통해 배우는 ‘스스로 동아리’를 확대하고,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메이커’ 운동과 연계해 지능정보사회의 ‘체인지 메이커’ 양성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미래 세대가 지능정보사회의 급변하는 일자리 환경에 더욱 창의적이고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SW) 교육을 강화하고 수학, 과학, 융합인재교육(STEAM) 등 다양한 갈래의 교과를 연계, 융합하고자 한다. 특히 첨단과학기술, 정보통신기술(ICT) 및 실생활과 연계한 창의적 경험과 다양한 진로 체험 및 탐색을 위해 온 사회가 교육에 동참하는 캠페인을 펼쳐 나가고자 한다.

지능정보사회에 대비하기 위해선 초중등교육 혁신과 대학의 공학교육 혁신, 학생 선발 개선 등을 통해 창의융합인재양성에 맞는 교육으로 바뀌어야 한다. 단기적으로는 2015 개정교육과정의 통합과학, 탐구실험과 SW교육을 현장에 안착시키고, 중장기적으로는 미국의 ‘프로젝트 2061’처럼 미래 사회 변화에 맞는 인재상 도출과 교육 표준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만들어가야 한다.

‘스푸트니크 쇼크’의 전례처럼 ‘알파고 쇼크’로 높아진 사회적 관심을 국가적으로 결집해야 지능정보사회에 대비한 산업변신, 사회변혁, 그리고 문화 및 교육 혁신 등을 이끌어낼 수 있다. 지능정보사회의 높아진 파고, 빨라진 물살에 적기에 제대로 대응해 미래교육 어젠다를 총괄 기획, 조정할 수 있도록 이번 기회에 민관을 아우르는 범국가적 추진체제가 갖춰지길 기대한다.

김승환 한국과학창의재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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