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차 소유 중국인 43% “상위 브랜드로 갈아탈 것” 왜?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29일 11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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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에서 한국 완성차 업체의 고전이 예상되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29일 글로벌 컨설팅업체인 맥킨지가 내놓은 중국 자동차 시장 트렌드에 관한 보고서에 따르면, 프랑스와 한국 업체의 차량을 보유한 사람 가운데 상위 브랜드로 갈아타겠다고 대답한 사람이 각각 44%와 43%로 나타났다. 이는 현재 보유한 차에 대한 만족이 낮고, 브랜드 충성도도 낮다는 걸 뜻한다.

현재 중국에서의 한국 완성차 브랜드라 함은 사실상 현대·기아자동차를 의미한다. 현지 공장이 없어 전량 수출로 판매해야 하는 쌍용자동차는 지난해 판매량이 약 2500대 수준이며, 르노삼성차도 대중(對中) 수출이 미미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중국 현지에서 생산중인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중국에서 165만3000대를 판매했다.

현대·기아차의 브랜드 충성도가 낮게 나타난 것은 시장 입지가 흔들리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프리미엄 이미지를 완전히 갖추지 못한 상황에서 중국 로컬 브랜드의 거센 추격을 받고 있다.

지난해 현대차는 106만 2826대를, 기아차는 61만 6096대를 중국에서 판매했는데, 이는 전년보다 각각 5.1%, 4.5%가 감소한 수치다. 올해 1월과 2월에는 지난해 동기 대비 판매가 각각 20% 이상 감소했으며, 3월에는 6.8% 줄어들었다. 한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중국 브랜드가 저렴한 가격을 유지하면서도 기술력을 높여가는 상황이라 현대·기아차가 할인해서 팔더라도 고전하고 있는 것”이라 설명했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28일 중국으로 떠난 것도 이런 상황에서 위기의식을 느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정 부회장은 현지 현대차의 판매 현황을 점검하고, 중국 자동차 시장 트랜드를 살펴보면서 대책을 마련할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브랜드 충성도는 독일차 소유자들이 가장 높게 나왔다. 독일차를 타는 중국인의 36%는 다음번에 살 차로 현재 가진 차량 브랜드의 상위 모델을 꼽았다.

전체 응답자의 절반 이상은 좋은 차로 업그레이드할 의향이 있다고 대답했다. 더 좋은 브랜드 차를 타고 싶다는 응답은 37%, 현재 가지고 있는 브랜드의 상위 모델을 택할 것이란 대답은 16%였다.

이 조사는 지난달 중국인 35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박은서 기자 clu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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