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 적자 지방공항 특화대책 마련 김포공항, 동북아 ‘비즈포트’로 활용”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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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한 달 성일환 한국공항공사 사장
공항 시스템 등 해외 수출도 박차

지난해 김포국제공항 등 국내 14개 지방공항 여객은 6900만 명. 공항을 운영하는 한국공항공사의 연간 매출은 8100억 원, 영업이익은 1800억 원이 넘었다. 12년 연속 흑자 행진을 기록한 우량 공기업이다. 하지만 김포 김해 제주공항을 제외한 나머지 11개 공항은 수년째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고속철도(KTX)로 이용객이 빠져나간 것이 가장 컸다. 성일환 한국공항공사 사장(62·사진)이 매일같이 지방공항의 경영지표를 꼼꼼히 들여다보는 이유다.

“항공정책을 담당하는 국토교통부, 해당 지방자치단체와 협의해 각 지방공항이 갖고 있는 특성을 살린 활성화 대책을 마련할 것입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25일 서울 강서구 한국공항공사에서 만난 성 사장은 지방공항의 도약을 위한 맞춤형 대책을 강조했다. 그는 취임 나흘 뒤 김해공항을 시작으로 지방공항을 잇달아 찾았다. 현장의 운영 실태를 꼼꼼하게 점검한 뒤 공항별 특성에 맞는 개선책을 고민했다. 해외여행 수요가 많은 지방공항에 저비용항공사(LCC)의 취항을 늘리도록 한 것도 그중 하나다. 이에 따라 5월부터 대구공항에는 대만 가오슝(高雄)을 오가는 정기 항공편이 신설된다.

“대한민국의 수도인 서울에 위치한 장점과 사업 때문에 중국과 일본을 오가는 여객이 많은 ‘비즈포트(biz port)’로서의 기능을 고려해 김포공항을 전략적으로 활용해야 합니다.”

성 사장은 2001년 문을 연 인천국제공항에 국제선을 대부분 넘긴 뒤 일본과 중국 등 5개 단거리 노선만 있는 김포공항에 대한 정책 전환을 강조했다. 인천국제공항 ‘허브화’ 정책에 지장이 없는 범위에서 국민 편익을 위해 해외여객 수요가 많은 단거리 노선을 확충해야 한다는 것이다.

해외사업도 활발히 추진할 계획이다. 2014년 한국공항공사법이 개정되면서 사업영역(조종사 양성, 해외 공항 건설 직접투자 등)이 넓어진 덕분이다. 이미 아프리카 우간다 엔테베국제공항 시스템 개선 사업자로 최종 선정돼 지난달 현지 보고회를 열었다. 또 캄보디아에서 항공교육센터 건립사업 등을 추진 중이며 터키 이스탄불 공항 등 5개국 공항에 187억 원에 이르는 공항 및 항행장비를 수출했다.

국내 사업영역도 확대된다. 정부는 2021년까지 경북 울릉군과 전남 신안군 흑산도에 소형 공항을 건설한다. 2025년까지 제주 서귀포에는 신공항이 들어선다. 성 사장은 “한 국가의 관문인 공항을 운영하는 최우선 가치는 안전과 보안 서비스에 있다”며 “여객들이 편하고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인력과 시설을 업그레이드하고 안전예보 시스템도 개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성 사장은 공군사관학교 출신으로 2012년 4월부터 2년 동안 공군참모총장을 지냈다. 2002년 한국공항공사 출범 이후 첫 공군 출신 사장이다.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김포국제공항#흑자#한국공항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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