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노동절 유커 모셔라” 백화점 들썩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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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 현대 롯데 등 마케팅 경쟁… “내국인 쇼핑객 되레 찬밥” 지적도

‘5월 초, 중국인 관광객(遊客·유커)을 잡아라!’

중국의 노동절 연휴(4월 30일∼5월 2일)를 앞두고 국내 백화점 업계가 ‘유커 모시기’ 경쟁에 나섰다. 지난해 주춤했던 중국인 관광객 수가 올해 들어 다시 급증하면서 이번 연휴가 본격적인 중국인의 방한 계기가 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중국인 한정 고가 경품 마케팅에까지 나서며 지나치게 ‘유커 마케팅’에 경도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25일 백화점 업계에 따르면 올해 중국인 관광객 매출이 급증하고 있다. 가장 증가율이 높은 현대백화점은 1월 1일부터 4월 24일까지 전국 점포 기준 중국인 매출이 지난해 대비 51.5% 올랐다. 이어 신세계백화점(50.4%) 롯데백화점(47.0%) 등의 순이었다.

이 같은 실적은 최근 연이은 대규모 중국인 관광객의 방한이 견인했다. 지난달 중국 유통회사 아오란그룹 임직원 5800여 명이 인천 송도에서 ‘치맥 파티’를 벌인 것을 비롯해 중국 맥도널드 임직원 신년회(1월·2700명), 중국 의료장비업계 인센티브 관광(1월·1600명) 등 수천 명 규모의 대규모 관광단이 올 들어 여러 차례 한국을 찾았다.

5월 들어서도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이 증가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일본 규슈 지역의 지진으로 인해 노동절 기간 일본 대신 한국으로 발길을 돌리는 중국인 관광객이 적지 않을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여기에 의료전문 기업인 ‘난징중마이과기발전유한공사’ 그룹 임직원 6400여 명이 5월 4∼13일 한국을 찾는 등 단체관광도 여전히 활발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중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백화점 업계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주요 백화점 본점이 밀집한 서울 중구 명동 일대는 5월 들어 중국인 관광객을 위한 거리로 탈바꿈한다. 신세계백화점은 중국인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할리우드 애니메이션 ‘쿵푸팬더’ 모형을 본점 안팎에 전시하고, 명동 일대 거리 600m에 중국인이 좋아하는 붉은색 복(福) 상자를 세운다. 현대백화점은 중국인들 사이에 인기를 끄는 국산 화장품인 설화수와 헤라 제품으로 구성된 특별 기획 상품도 내놨다.

중국인 마케팅 경쟁이 벌어지다 보니 오히려 내국인 쇼핑이 소외된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롯데백화점은 5월 1일부터 그리스 자킨토스 섬으로 갈 수 있는 여행 상품권을 경품으로 걸었지만 ‘중국인’으로 응모 자격을 제한했다. 또 해외 VIP 고객들만 인력거로 청계천을 둘러볼 수 있는 무료 서비스를 내놨다.

롯데의 소형 의류 전문점인 엘큐브는 중국인이 10만 원 이상 구매하면 1만 원을 상품권으로 되돌려준다. 내국인 쇼핑객들에게는 주어지지 않는 혜택이다. 신세계백화점 역시 여권을 제시하는 중국인 한정으로 중국 노동절 기간 10∼30% 할인 혜택을 주는 특별 서비스를 진행할 예정이다.

박재명 jmpark@donga.com·신수정 기자
#노동절#백화점#유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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