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시선/김진수]이란 경협, 해외자원 개발 계기 삼아야

  • 동아일보

김진수 한양대 자원환경공학과 조교수
김진수 한양대 자원환경공학과 조교수
올 1월 이란은 경제 제재가 풀리며 중동 최대 강국으로 도약할 발판을 마련했다. 이란이 세계 1위의 천연가스 보유국이자 세계 4위의 원유 보유국이란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이란은 피폐해진 경제를 회복하고자 현재 하루 100만 배럴 수준인 원유 수출량을 즉각 150만 배럴로 늘리고 향후 300만∼400만 배럴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이를 위해 해외 기업에 가스전을 분양할 예정이다. 앞으로 총 2000억 달러의 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 제재 해제 전부터 독일 프랑스 오스트리아 스페인 체코 등 유럽의 주요국들은 경제사절단을 보내 이란의 원유, 천연가스 및 기반시설 개발에 대한 논의를 진행해 왔으며 그 결과 대형 계약 체결 소식이 꾸준히 전해지고 있다. 중국은 시진핑 주석이 제재 해제 후 외국 정상 중 처음으로 이란을 방문해 교역 규모를 10년 안에 11배 늘리기로 했다. 일본도 지난해 10월 이란과 경제장관회의를 열어 도로 개발, 석유화학, 액화천연가스 정제, 자동차 분야 투자 및 통신 분야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일본 총리는 올해 2월 특별보좌관을 보내 100억 달러의 신용 융자에 합의했다.

우리도 지난해 8월에 이란 고위층과 경제 협력 논의를 시작해 12월 및 올 1월에 실무회의를 했다. 올 2월 말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이란을 방문해 통상장관 회담을 열고 건설 자동차 철강 조선 해운 에너지 금융 등의 분야에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 같은 협력을 통해 경쟁력 있는 국내 건설사의 이란 진출이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아직까지는 지정학적인 위험 요소가 상존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세계 최대의 천연가스 보유국인 이란이 매력적인 투자처임은 분명하다. 한국과 이란 정부 간 협력과 지원을 통한 에너지·자원 분야의 투자 및 수주는 서로 윈윈하는 좋은 모델이 될 것이며, 국내 기업들의 이란 시장 동반 진출을 실현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을 보면 해외자원 개발 사업의 경영 실적 악화로 자원 개발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세지면서 해외자원 개발 추진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이번 이란과의 경협을 계기로 이제는 보다 장기적이고 체계적이며 넓은 시각으로 해외자원 개발을 추진해야 한다. 지금과 같은 저유가 시기가 바로 국내 수요의 95% 이상을 해외에 의존하고 있는 한국 에너지의 장기 계획을 새로 마련해야 할 때다.

김진수 한양대 자원환경공학과 조교수
#이란#해외자원#경제협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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