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 첫 진출… ‘한섬’ 1조 프로젝트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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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百 패션계열사, 유통망 확대

현대백화점그룹의 패션 계열사인 한섬이 연매출 1조 원 달성을 위해 공격적인 경영에 나섰다. 우선 백화점 위주였던 유통 채널을 면세점, 가두점 등으로 확대하고, 하반기에는 신규 여성복 브랜드를 론칭한다. 온라인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물류센터도 본격 가동한다.

20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한섬은 25일 그랜드 오픈하는 서울 용산구 신라아이파크면세점 명품관에 한섬 브랜드 전용몰인 ‘더한섬’을 연다. 한섬이 면세점에 입점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이 면세점의 명품관 입점 업체 중 국내 업체는 한섬이 유일하다. 영업면적 115.5m² 규모에 ‘타임’ ‘마인’ ‘시스템’ ‘SJSJ’ ‘더캐시미어’ 등 8개 브랜드를 편집매장 형태로 선보일 예정이다.

한섬의 면세점 명품관 진출은 HDC신라면세점의 제안으로 이뤄졌다. 최근 중국인 관광객들 사이에서 ‘타임’ ‘마인’ 등 한섬 여성복 브랜드의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면세점 측이 러브콜을 보낸 것이다. 매장 이름도 지난해 10월 한섬이 오픈한 역직구몰인 ‘더한섬닷컴’과 동일하게 맞췄다. 한섬 관계자는 “유통망을 다각화하고 해외 고객들에게 ‘K패션’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면세점 입점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한섬은 올해 500억 원을 투자해 백화점 위주였던 유통 채널을 가두점과 아웃렛 등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2018년까지 연매출 1조 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올해 초 패션부문 경영전략과 관련해 “경쟁력 있는 기존 브랜드를 중심으로 연구개발 등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겠다”라고 밝힌 바 있다.

하반기부터 운영될 한섬 가두매장의 첫 상품은 지난해 단일 브랜드로 매출 1000억 원을 돌파한 ‘시스템’이다. 이 매장에서는 스포츠웨어의 기능성을 접목한 ‘액티브’ 라인도 새로 선보인다. 이와 별도로 젊은층부터 중년층까지 다양한 연령을 타깃으로 하는 새로운 여성복 라인도 내놓을 예정이다.

이 밖에 12월경 경기 이천시에 공사 중인 8만5800m² 규모의 온라인 물류센터가 완공되면 한섬의 물류 처리량이 현재의 2.5배로 늘어나게 된다. 이 물류센터는 현대백화점그룹 물류센터 가운데 최대 규모다.

이처럼 현대백화점그룹이 공격경영을 감행하는 것은 패션업계의 불황 속에 한섬이 알짜기업으로 성장하고 있어서다. 한섬은 그룹에 인수된 2012년 이후 급성장했다.

지난해 국내 패션업체들이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와 경기 침체로 실적이 부진했지만 한섬은 매출 6167억 원, 영업이익 661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17.5%, 44.7% 성장한 수치다. 국내 패션업계 상위 3개 업체인 삼성물산 패션부문, LF, 코오롱FnC가 지난해 일제히 영업이익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과는 대조된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3개 업체보다 규모가 작지만 영업이익 성장 폭이 커 그룹 내에서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꼽혀 앞으로도 투자를 늘릴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현대백화점#면세점#한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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