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타봤어요]포르셰 뉴 911 터보-카레라4-타르가4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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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스트 달고 짜릿한 추월 “나도 레이서”

본보 김성규 기자가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시에 있는 ‘키알라미 서킷’에서 포르셰의 ‘뉴 911 타르가 4’를 체험하고 
있다. 뉴 911에는 ‘다이내믹 부스트’가 달려 있어 가속할 때 더욱 짜릿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포르셰 제공
본보 김성규 기자가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시에 있는 ‘키알라미 서킷’에서 포르셰의 ‘뉴 911 타르가 4’를 체험하고 있다. 뉴 911에는 ‘다이내믹 부스트’가 달려 있어 가속할 때 더욱 짜릿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포르셰 제공
주행의 즐거움을 강조하는 차들이 많아지면서 스포츠카가 아니더라도 ‘스포츠 모드’를 장착하는 차들이 늘고 있다. 스포츠 모드를 켜는 순간 더 강해진 엔진의 힘과 주행 성능을 느낄 수 있어 모델에 따라서는 스포츠카가 부럽지 않은 것들도 있다. 그렇다면 정통 스포츠카는 이들과 무엇으로 차별화할 수 있을까. 포르셰가 그 대답을 내놓은 듯하다. 바로 ‘부스터’다. 부스터가 달린 포르셰가 곧 한국 땅을 달린다.

포르셰코리아는 이달 말과 다음 달에 걸쳐 뉴 911 터보와 터보 S, 뉴 911 카레라 4와 4S, 뉴 911 타르가 4와 4S 등 모델을 순차적으로 국내 출시할 계획이다. 이들 모델을 최근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 있는 ‘키알라미 서킷’과 인근 도로에서 먼저 시승해 봤다. 시승해본 결과 이 모델들은 기존 스포츠카와는 다른, 새로운 종류의 주행 성능을 경험하게 해 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들 모델의 ‘다이내믹 부스트’ 기능은 영화나 레이싱 게임에 나오는 차들에 달린 부스터를 생각하면 쉽다. 갑자기 뒤에서 불이 뿜어져 나오면서 벽도 타고 올라가는 그런 것 말이다. 물론, 이 차들의 뒤에서 불이 나오거나 벽을 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핸들 오른쪽 아래에 동그랗게 달린 주행모드 선택 다이얼 가운데에 있는 버튼을 누르는 순간 차가 쏜살같이 튕겨 나가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마치 앞으로 뛰려는 육상선수를 일부러 뒤에서 잡고 있다가 한순간 놓아버리는 것처럼 말이다.

포르쉐 뉴 911 터보의 내부 모습. 핸들 오른쪽 아래에 운전 모드와 ‘다이내믹 부스트’ 조작 버튼이 달려 있다. 포르쉐코리아 제공
포르쉐 뉴 911 터보의 내부 모습. 핸들 오른쪽 아래에 운전 모드와 ‘다이내믹 부스트’ 조작 버튼이 달려 있다. 포르쉐코리아 제공
‘다이내믹 부스트’는 F1 등 실제 경주용 차에 장착된 기능을 본뜬 것이다. 부스트를 작동하는 순간 기어가 한두 단계 내려가면서 가속을 위한 강력한 토크(회전력)를 받게 되고, 엔진은 ‘스로틀 밸브’를 열어둠으로써 공기를 더 많이 넣어 연료를 더 많이 태울 수 있도록 한다. 따라서 연료소비효율이 20∼30% 나빠지긴 하지만 포르셰를 구입할 사람이 여기에 신경을 쓸 것 같지는 않다.

단, 제한시간은 20초. 20초가 지나면 다시 원래의 주행모드로 돌아온다. 따라서 코너를 도느라 속도가 줄어들었다가 다시 직진 코스에 진입하면서 속도를 올리거나 앞차를 순간적으로 추월할 때 쓰면 좋다. 포르셰 911 라인 책임자인 토마스 크리켈베르크 씨는 “속도가 높은 상태에서 더 빠른 속도로 가기보다는 속도가 느린 상태에서 순간적으로 가속하는 용도로 쓰면 좋다”고 설명했다.

남아공의 도로에서 앞선 차들이 나타날 때마다 부스트를 이용해 순간적으로 추월하는 맛은 스포츠카로 느낄 수 있는 최고의 기분이 아닌가 싶었다. 다만 시승했던 도로는 시야가 지평선까지 직선으로 쭉 뻗어 있는 도로. 앞차를 아무리 빨리 제칠 수 있다고 해도 시야가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위험하다는 점은 명심해야 한다.

스포츠카의 대명사인 ‘포르셰’답게 역동적인 주행 성능을 위한 기타 기능도 이름값을 한다. 서킷을 몇 바퀴 돌고 나니 급커브에서 차가 넘어갈까 불안한 속도에서도 차체가 눌리면서 원심력을 견뎌준다는 ‘믿음’이 생겼고, 이후부터는 마음껏 코너를 돌 수 있었다.

다른 차의 뒤를 쫓다 보면 속도에 따라 차 뒷부분에서 공기의 흐름을 조절해 주는 ‘에어플랩’이 접혔다 펴졌다 하면서 공기저항을 줄여주는 모습도 볼 수 있다. 타고 있는 차의 엔진 소리는 크게 들리지만 외부의 큰 소음은 잘 들리지 않았다.

최고출력이 911 터보는 540마력, 카레라 4와 타르가는 370마력으로 제원에서 약간 차이가 있지만 워낙 출력이 높은 만큼 일반인이 그 차이를 크게 느낄 기회는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기자도 911 터보를 몰 때 ‘카레라 4와 타르가에 비해 조금 더 힘이 좋은 거 같다’는 느낌을 받은 정도다.

주행 성능도 개선했지만 스포츠카로 일반 도로를 달릴 때의 불편함을 개선하려 노력한 흔적도 보인다. 대표적인 것이 차체의 높이를 조절할 수 있는 기능이 추가된 점. 선택 품목으로 ‘프런트 액슬 높이 조절 장치’를 고를 수 있는데, 저속에서 차체의 높이를 40mm 높일 수 있다. 스포츠카의 차체가 낮아 과속방지턱 등을 넘을 때 밑 부분이 긁힐까 봐 신경 쓰이는 운전자들에게는 좋은 선택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내비게이션 등 인포테인먼트 시스템도 쓰기 편해졌다. 복합연비는 카레라 4와 타르가 4가 L당 9.3km이며, 터보는 인증이 진행 중이다.

뉴 911 카레라 4와 타르가 4는 이달 말, 뉴 911 터보는 다음 달 말 국내 출시 예정이다. 가격은 1억4190만(카레라 4)∼2억5860만 원(터보 S)이다.

요하네스버그=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
#포르셰#스포츠모드#다이내믹부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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