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조종사가 힘들다고요? 개가 웃어요” 댓글 일파만파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14일 15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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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출처=페이스북, 동아일보 DB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출처=페이스북, 동아일보 DB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대한항공 부기장이 비행 사전준비 과정을 소개한 페이스북 글에 반박 댓글을 달아 논란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조 회장이 댓글을 통해 “개가 웃어요”라는 원색적인 표현을 들어 반박하자 대한항공 조종사노조는 명예훼손 및 허위사실 유포 등 법적 대응을 논의하기로 했다. 네티즌들도 조 회장의 댓글의 적정성에 대해 찬반 댓글을 달면서 뜨거운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일부 네티즌들은 댓글을 통해 조 회장이 맡고 있는 평창 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의 자격까지 거론하고 있는 실정이다.

대한항공 소속 김모 부기장은 13일 페이스북에 ‘여객기 조종사들은 비행 전에 뭘 볼까요?’라는 글을 통해 비행 전 기장·부기장들의 업무를 소개하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그러자 조 회장은 해당 게시글에 댓글을 달아 “전문용어로 잔뜩 나열했지만, 99%는 새로운 것이 아니며, 운항 관리사가 다 브리핑 해주고, 운행 중 기상의 변화가 있어도 KAL은 OPERATION CENTER에서 다 분석 해주고, 조종사는 GO / NO GO만 결정하는데 힘들다고요?”라며 “자동차 운전보다 더 쉬운 AUTO PILOT로 가는데”라고 적었다.

조 회장은 또 “아주 비상시에만 조종사가 필요하죠”라며 “과시가 심하네요. 개가 웃어요”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마치 대서양을 최초로 무착륙 횡단한 LINDBERGH 같은 소리를 하네요”라며 “열심히 비행기를 타는 다수의 조종사를 욕되게 하지 마세요”라고 비난했다. 특히 조 회장은 댓글에서 ‘암살(엄살의 오타로 추정)이 심하네요’라고 처음에 썼다가 ‘과시가 심하네요’라고 수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종사노조는 이에 대해 강하게 비판하며 법적 대응을 경고하고 나섰다. 조종사노조 측은 “대기업 총수로써 쓸 수 있는 단어가 아니고 아주 저급하다”고 말했다. 이어 “(노조)집행부에서 어떻게 할지 아직 정확하게 얘기하진 않았지만, 조종사들의 명예를 매우 훼손시킨 명예훼손감이고, 허위사실 유포 이런 것이 충분히 되지 않느냐는 생각이 든다”며 법적대응 검토에 나섰다. 조종사노조는 비행 중인 이규남 위원장이 14일 귀국하면 15일경 집행부 회의를 거쳐 조 회장에 대한 법적대응을 본격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한편 조 회장의 조종사 비난 반박 댓글로 임금협상도 공전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사측과 노조 측은 16~17일경 첫 상견례를 가질 예정이지만, 조 회장이 구설수를 자초함에 따라 협상이 제대로 재개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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