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의 이 한줄]한계 넘는 도전과 깨달음… 달리면 인생이 바뀝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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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리 노력해도 나는 안 될 거라고, 끝까지 못 달릴 거라고 믿어버리면 그때부터는 감정의 노예가 되고 지옥보다 더 끔찍한 상태에 빠지게 된다. ―러닝 라이크 어 걸(알렉산드라 헤민슬리·책세상·2014년) 》

정치인의 공약보다 무산되기 쉬운 게 ‘자신과의 약속’이 아닐까 한다. 실행에 관심을 갖는 사람은 오로지 자신뿐이다. 지킨다고 부귀영화를 누리지도 않고, 어긴다고 비난을 받지도 않는다. 설령 약속을 백지화하더라도 인간은 늘 자신의 행동만큼은 가장 관대하고 너그러운 시각으로 합리화하고 정당화하는 습성이 있다. 작심삼일은 보편적이기까지 하다.

이 책은 저자가 끊임없이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으며 마라톤에 도전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달리는 과정에서 경험한 어려움은 절절하다. ‘숨이 차서 곧 죽을 것 같고 다리는 맥없이 풀리고 그 와중에 자신이 한심하다는 생각까지 들면 더 미칠 것 같아진다’ ‘계속 뛰어야 한다는 것이 공포로 다가왔다’는 회고는 포기가 얼마나 매혹적인지를 생생히 보여준다.

하지만 진짜 난관은 외부 환경이 아니었다. 저자는 “정말 어려운 것은 감정을 추스르고 무너지지 않고 버티는 것”이라며 “아무리 노력해도 안 될 거라고, 끝까지 못 달릴 거라고 믿어버리면 그때부터는 감정의 노예가 되고 지옥보다 더 끔찍한 상태에 빠지게 된다”고 말했다. 스스로 포기를 정당화하는 순간, 진짜 할 수 없는 사람이 되고야 만다는 것이다.

달리기는 고난과 고독으로 가득 차 있지만, 그 끝에는 놀라운 선물이 있었다. 저자는 “달리기는 순간의 고통은 짧지만 그로 인해 좋은 컨디션이 유지되는 시간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길다”고 설명한다. 그리고 “달리기를 통해 ‘한 번뿐인 인생에서 내가 이룰 수 있는 성취의 범위는 다른 누구도 아닌 내가 정한다는 소중한 진리’를 깨달았다”며 다음과 같이 말한다.

“달리기란 절대 넘을 수 없다고 생각한 어떤 선을 넘게 해주는 것이 아니라, 애초에 그런 한계가 존재하지 않았음을 깨닫게 한다. 한번 그 진리를 알고 나면 삶의 어디에나 적용할 수 있다.”

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러닝 라이크 어 걸#한계#도전#깨달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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