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홈쇼핑은 뻥쇼핑… ‘사상 최저가’ 등 83%가 거짓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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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원, 6개사 100개 품목 조사

서울에 사는 50대 남성 서모 씨는 2014년 9월 말 한 TV홈쇼핑에서 34만8000원을 주고 압력밥솥을 샀다. “가장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다”는 쇼호스트의 말을 믿고 시중에서 얼마에 팔리고 있는지 확인하지 않았다. 그러다 며칠 뒤 우연히 인터넷에서 해당 제품의 가격을 보고 크게 화가 났다. 한 인터넷 쇼핑몰에서 30만1050원에 판매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서 씨는 해당 홈쇼핑 업체에 항의했지만 “인터넷보다 저렴하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포장을 뜯었으니 환불은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들었다.

서 씨의 사례처럼 TV홈쇼핑 업체들이 소비자를 눈속임해 제품 구매를 유도하고 있다는 조사가 나왔다. 한국소비자원은 지난해 9월부터 한 달간 TV홈쇼핑 6개사에서 판매한 100개 품목의 가격을 조사해 8일 밝혔다.

조사 결과 70개 품목의 방송 장면에서 ‘사상 최저가’ ‘방송 종료 후 가격 환원’이라는 표현이 쓰였지만 이 중 82.9%(58개)가 거짓이었다. 방송이 끝난 후에도 해당 회사 인터넷 쇼핑몰 등에서 똑같은 가격으로 판매되거나 다른 쇼핑몰에서 더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었던 것이다.

제품 10개 중 7개꼴(70.0%)로 소비자를 현혹할 수 있는 ‘단 한 번도 없던 초특가’와 같은 표현을 사용했다. 이에 대해 홈쇼핑 6개사는 소비자원에 “자사의 역대 방송 기준 최저가라는 의미였다”라고 해명했다. 제품과 관련된 중요한 정보를 제대로 알리지 않는 경우도 많았다. 렌털 및 여행상품 판매 방송 30개 중 93.3%(28개)는 중도해지 위약금이나 추가 설치비용 등의 정보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TV홈쇼핑 관련 소비자 피해는 2012년 425건에서 지난해 1301건으로 크게 뛰었다. 소비자원이 최근 4년간 접수된 2879건의 피해 사례를 품목별로 분석한 결과 ‘식료품 및 기호품’(34.2%·986건)이 가장 많았고 ‘생활용품·가전’(12.6%·364건) 등이 뒤를 이었다.

한편 소비자원이 최근 1년간 TV홈쇼핑에서 상품을 구매한 적이 있는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하루 평균 홈쇼핑 방송의 시청 횟수는 1.5회였다. 1회 평균 시청 시간은 26.2분이었으며 1인당 월평균 2.1회로 상품을 구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홈쇼핑#tv홈쇼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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