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수철 맞은 명품들, 가격 기습인상

  • 동아일보

태그호이어-티파니-불가리 등
“환율 올라서”… 5~15% 올려
일각 “소비자 외면한 상술” 지적

태그호이어, 티파니, 불가리 등 예물로 인기가 많은 시계·보석 명품 브랜드들이 혼수철인 3월부터 줄줄이 가격을 올린다. 이 업체들이 예물 수요가 많아지는 3월에 미리 공지하지 않고 기습적으로 가격을 올림에 따라 고객들 사이에서 비판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 명품 루이뷔통 모에에네시(LVMH) 그룹 계열 시계 브랜드인 태그호이어 관계자는 “다음 달 6일부터 제품별로 5∼15%씩 가격을 올린다”고 28일 밝혔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 혼수품으로 인기가 높은 ‘카레라 칼리버 1887 크로노그래프 43mm’ 시계의 경우 현재 589만 원에서 최소 5%가 올라 3월 6일부터 619만 원 이상에 판매될 예정이다. 다른 명품 시계 브랜드인 브라이틀링도 3월 1일부터 모든 제품의 가격을 10% 올린다.

명품 보석 브랜드들도 줄줄이 가격을 인상한다. 티파니는 29일부터, 불가리는 다음 달 1일부터 값을 올릴 예정이다. 까르띠에 관계자는 “본사 회계연도가 4월 1일이라 그 이후에 가격이 인상될 수 있다”라고 밝혔다.

명품업계는 원-달러 환율이 상승해 제품 가격을 올린다고 설명하고 있다. 태그호이어 관계자는 “원-달러 환율이 너무 높아지는 바람에 외국 매장과 가격 차가 커져 값을 올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26일 1149원이던 원-달러 환율은 약 3개월 만인 이달 28일 1240원으로 상승(원화 가치는 하락)했다.

그러나 혼수철을 앞두고 명품업계가 급작스럽게 가격을 올리는 것은 소비자 편의를 외면한 상술이라는 지적도 있다. 이정희 중앙대 교수(경제학과)는 “불황으로 수익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혼수철에는 가격을 올려도 소비자들의 수요가 줄지 않는다는 점을 명품업계가 악용하는 것”이라며 “결혼 예물이 꼭 필요했던 소비자 입장에서는 불만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손가인 기자 gain@donga.com
#혼수철#명품#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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