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R]선입견 빼고 재능만 본다… 인재 키우는 ‘슈퍼보스’

  • 동아일보

Managing Yourself: 미래의 리더를 찾아내고 성장시키는 리더들의 비밀

의류 디자이너 랠프 로런, 기업용 솔루션 업체인 오러클의 최고경영자(CEO) 래리 엘리슨, 유명 미식축구 감독 빌 윌시, ‘스타워즈’를 만든 영화감독 조지 루커스. 이 사람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부와 명예를 쌓았고 자신의 분야에서 놀라운 성공을 거둔 이들이라는 것 외에 하나의 공통점이 더 있다. 바로 자신의 성공에만 머물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들은 미래의 리더를 찾아내고 성장시키는데도 탁월한 성과를 냈다. 즉 그들에게 배운 수많은 제자까지 놀라운 성과를 냈다는 얘기다.

시드니 핀켈스타인 다트머스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이들을 그냥 ‘보스’가 아닌 ‘슈퍼보스’라고 지칭했다. 그리고 다행히도 탁월한 인재를 육성하는 이들의 능력은 노력을 통해 길러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핀켈스타인 교수가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 2016년 1·2월호에 슈퍼보스가 되는 방법을 자세히 실었다. 본보가 발행하는 HBR 한국어판(HBR Korea)에 실린 주요 내용을 요약한다.

○ 관습에 얽매이지 않는다

슈퍼보스는 아주 강한 자신감이 있으며 상상하는 능력이 뛰어나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그래서 이들은 기존 관행에 얽매이지 않는다. 전통적인 채용 절차를 무시하고 파격적인 방식으로 인재를 채용하는 것도 이런 성향 때문이다.

로런은 면접을 할 때 지원자에게 ‘입고 있는 옷이 무엇이며, 왜 그 옷을 입고 있는지’에 대해 물었다. 미국 부동산 업계의 거물인 빌 샌더스는 지원자들과 하이킹을 하면서 누구와 같이 일하고 싶은지를 결정했다. 이런 독특한 방식을 통해 슈퍼보스들은 아주 재능이 뛰어난 사람을 찾았다.

슈퍼보스들은 특히 전문적인 기술이나 과거 업계 경력이 전혀 없더라도 잠재력이 높은 인재들에게 기꺼이 기회를 줬다. 로런은 디자인 경험이 전혀 없는 패션모델을 여성복 디자인 책임자로 임명하기도 했다. 디자인 경험은 없지만 그 패션모델은 자신이 입고 있는 옷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얼마든지 아름다운 옷을 만들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거대 보건의료기업 HCA의 CEO 토미 프리스트는 물리치료사에게 회사 고위 간부 자리를 주기도 했다. 그들은 ‘인재는 어떠해야 한다’는 선입견이 없기 때문에 여성과 소수집단에 대해 훨씬 개방적이라는 공통점도 가진다.

슈퍼보스들은 또 사람에 맞춰 업무를 할당한다. 심지어는 새로 고용한 이들에게 맞춰 조직에 변화를 주기도 한다. 윌시가 북미프로미식축구 신시내티 벵골스의 보조코치였을 때 주전 선수가 부상으로 쓰러진 적이 있다. 주전 선수는 팔심이 강한 반면 후보 선수는 패스의 정확성이 뛰어났다. 이에 윌시는 짧은 패스 전략을 고안해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루커스는 직원들에게 특정한 직무를 부여하지 않았다. 그 대신 프로젝트마다 다른 업무를 배정했다.

○ 이직에 관대하다

똑똑하고, 창의적이고, 유연한 사람들은 빠른 속도로 경력을 쌓아 간다. 어떤 사람들은 수시로 회사를 옮기기도 한다. 일반적인 CEO들은 직원들의 이직을 반기지 않는다. 하지만 슈퍼보스들은 다르다. 어떤 직원이 다른 회사로 자리를 옮기면 또 다른 좋은 인재를 찾을 기회가 왔다고 생각한다.

다큐멘터리 채널인 디스커버리 커뮤니케이션스 창립자 존 헨드릭스의 사례를 살펴보자. 그는 자신의 회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는 리처드 앨런이 경쟁사인 내셔널지오그래픽으로부터 스카우트 제의를 받은 사실을 알게 됐다. 헨드릭스는 앨런이 회사에 남아주기를 바랐지만 붙잡지는 않았다. 헨드릭스는 오히려 ‘경쟁 기업을 이끄는 좋은 친구를 갖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슈퍼보스의 이런 태도는 여러모로 이점을 가져온다. 조직 안에서뿐만 아니라 조직 밖의 사람들도 슈퍼보스를 지지하게 된다. 그래서 슈퍼보스는 유능한 인재를 모집하기 위해 애쓸 필요가 없다. 부하 직원들이 성공하면 슈퍼보스의 명성이 더욱 높아져 재능을 가진 인재들이 몰려들기 때문이다.

○ 리더십을 실천한다

슈퍼보스는 어려움이 있더라도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낙관적인 태도를 갖고 있다. 그들은 직원들에게 엄청난 성과를 요구하면서 동시에 자신감과 할 수 있다는 의지를 불어넣는다. 1980년대 루커스필름그래픽 그룹의 젊은 직원이었던 마이클 루빈은 이렇게 기억했다. “22세 때 루커스로부터 미래의 세상이 어떻게 바뀔지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그 이야기는 나에게 큰 영향을 미쳤고, 그로 인해 내 인생이 변했다.”

슈퍼보스는 직원들의 업무를 잘 파악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직원을 통제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그들을 믿고, 놀라울 만큼 높은 수준의 자율성을 제공한다. 하지만 필요할 때는 스승의 역할을 자처하면서 후배들에게 유용한 피드백을 제공했다. 조종사 자격증을 가진 HCA의 프리스트는 회사 행사가 있을 때 부하 직원과 함께 비행기를 타며 개별적인 지도를 해줬다. 전통적 작업장에서 볼 수 있는 장인 및 수습생과 유사한 관계를 유지하는 사례도 많다. 아주 숙련된 공예가처럼, 슈퍼보스는 후배들이 실무 경험을 많이 할 수 있게 유도하는 한편 그들의 발전 과정을 감독하면서 유용한 교훈을 제공한다.

그들은 업무뿐만 아니라 리더십과 인생에 대한 교훈도 함께 제공한다. 프리스트는 목표 설정 방법부터 자신을 갈고닦는 훈련의 중요성까지, 후배들에게 모든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 계속 교류한다

슈퍼보스는 후배들에게 장기적인 조언을 제공해 준다. 후배들이 조직을 떠난 이후에도 계속해서 연락하며 그들을 도와준다. 광고제작 감독이었던 켄 시걸은 1990년대 중반 미국 광고계의 거물 제이 치아트 밑에서 3년을 일했다. 하지만 직업을 바꿀 때마다 치아트에게 전화해 의견을 나눈다.

또 사업 기회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논의한다. 프리스트는 HCA에서 자신과 일했던 많은 간부들이 의료 서비스 사업을 시작할 때 투자를 하거나 스스로 고객이 됐다. 미국의 TV 예능 프로그램인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SNL)’를 만든 유명 연출가 존 마이클도 마찬가지다. 그는 SNL 스타였던 지미 팰런, 세스 마이어스, 프레드 아미센, 티나 페이의 영화와 TV쇼에 출연하면서 성공을 적극 지원했다.

누구라도 노력하면 이들처럼 이상적인 리더가 될 수 있다. 특별한 능력을 갖고 있는 사람을 찾고, 업계 경력이 없더라도 잠재력이 높은 인재를 발탁하려는 노력부터 시작해 보자. 부하 직원들과 좀 더 자주 현장에 가 보자. 조직의 성과도 높이고 인재도 잘 키울 수 있다.

정리=정지영 기자 jjy2011@donga.com
#슈퍼보스#인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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