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성장동력]위기? ‘新기술·에너지R&D’ 두 날개로 난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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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기 침체가 반등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여기에 유례없는 ‘저유가 기조’까지 겹치면서 세계 각국이 불황의 그늘에 가려져 있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특히 국내 경제를 이끌어가던 수출마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기업들로서도 기존 사업부문의 성장이 정체되면서 새로운 활로를 찾아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기업들은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자신들의 강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신사업을 추진하는 한편 전혀 다른 사업부문에도 과감하게 도전장을 내고 있다.》

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미래 기술에 운명 건 기업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과 가정 내 가전제품들을 연결하는 ‘스마트홈’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사물인터넷(IoT) 기술이 접목된 스마트홈 분야는 현재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도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는 스마트폰과 가정 내 가전제품들을 연결하는 ‘스마트홈’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사물인터넷(IoT) 기술이 접목된 스마트홈 분야는 현재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도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2016년 정기 조직개편’을 통해 무선사업부 산하에 ‘모바일 인핸싱 팀’을 신설했다. 웨어러블 제품의 상품기획, 전략, 마케팅, 영업 등을 모두 담당하는 부서다. 삼성전자는 2013년 8월 ‘갤럭시 기어’를 선보이면서 웨어러블 기기 시장에 본격 뛰어들었다. 삼성전자는 웨어러블 기기가 스마트폰 주변기기에 머물지 않고 헬스케어 등과 연계돼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그룹 차원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에피스 등을 중심으로 바이오산업에도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올해 경영방침으로 ‘산업혁신 선도 미래 경쟁력 확보’를 내세웠다. 연구개발(R&D) 부문에 더 과감하게 투자하겠다는 의지다. 현대차그룹이 가장 주목하고 있는 미래 기술은 역시 스마트카와 친환경자동차다. 이런 미래형 자동차 개발과 파워트레인 등 핵심 부품의 원천기술 확보를 위한 R&D 투자에 2018년까지 13조3000억 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나아가 자율주행차 개발에도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이동통신업체들의 기술 경쟁도 한층 뜨거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SK텔레콤은 지속적인 생존과 성장을 위해 △생활가치 △미디어 △사물인터넷(IoT)로 대표되는 ‘3대 차세대 플랫폼’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생활가치 측면에서는 SK플래닛의 위치기반서비스 사업의 분할합병 결정을 계기로 O2O(온라인과 오프라인 연계) 및 빅데이터 등 다양한 사업 분야에서 시너지를 낼 계획이다. CJ헬로비전 인수 합병이 완료되면 통합 미디어 플랫폼도 구축할 예정이다. 삼성전자 등 33개 파트너와 협력해 내놓은 스마트홈 서비스는 IoT 부문을 대표한다.

KT는 올해 초 기가 인터넷 이용자 수가 100만 명을 돌파하면서 새로운 성장동력으로서 완전히 자리매김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론상 초고속 인터넷보다 10배가 빠른 기가 인터넷이 점차 확산하면서 이동통신에서도 기가 롱텀에볼루션(LTE)이 등장했다. 기가 인터넷은 IoT, 클라우드 컴퓨팅, 빅데이터의 활용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도 큰 의미가 있다.

LG유플러스는 IoT 사업에 보다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인공지능을 갖춘 홈 IoT 로봇을 개발한 미국 벤처기업 지보에 200만 달러를 투자한 것도 그 일환이다. 또 지난해 7월 나온 LG유플러스 홈 IoT 서비스는 가입자가 이미 10만 명을 넘어섰다. LG유플러스는 홈 IoT 서비스를 현재 14가지에서 올해 상반기(1∼6월) 30가지 이상으로 늘리고, 하반기(7∼12월)에는 지능형 IoT 서비스도 도입할 예정이다.
▼新에너지사업이 미래다▼
LG그룹은 미래 먹을거리 중 하나로 에너지 사업을 꼽고 있다. 최근에는 경북 구미 태양광 모듈 공장에 5000억 원 이상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LG그룹 제공
LG그룹은 미래 먹을거리 중 하나로 에너지 사업을 꼽고 있다. 최근에는 경북 구미 태양광 모듈 공장에 5000억 원 이상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LG그룹 제공

LG그룹은 에너지 분야를 미래의 가장 중요한 성장 축으로 삼고 있다. LG전자는 세계 최고 수준의 초고효율 태양광 모듈을 생산하고 있고, LG화학은 세계 최고 수준의 전력저장장치(ESS)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자동차 부품과 신에너지 분야처럼 성장의 가능성을 봤다면 자원을 집중해 과감히 치고 나가 남보다 먼저 시장을 선점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LG그룹은 또 지난해 제주도, 한국전력과 업무 협약을 체결한 ‘글로벌 에코 플랫폼 제주’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해 에너지 부문의 글로벌 강자가 되겠다는 목표도 갖고 있다.

SK이노베이션도 전기자동차 배터리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파리 협약’으로 신 기후체제가 도래한 만큼 전기차 수요는 급증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7월 충남 서산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두 배로 증설하고 본격적인 상업생산에 돌입했다. SK이노베이션은 또 중국 전기차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베이징전공, 베이징자동차와 함께 ‘베이징 BESK 테크놀로지’를 설립했다. GS칼텍스는 500억 원이 투자될 바이오부탄올 시범공장을 올해 상반기 중 착공할 계획이다. 바이오부탄올은 디젤 등 수송용 연료를 대체할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한화큐셀은 지난해 초 한화솔라원을 합병했다. 이로써 한화큐셀은 셀 생산 규모로 세계 최대의 태양광 회사로 발돋움했다. 나아가 미국 전력회사 넥스트에라에 지난해 4분기(10∼12월)부터 올해 말까지 총 1.5GW의 모듈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단일 계약 건으로서는 역대 최대 규모였다. 충북 진천과 음성에 셀과 모듈공장을 신설 중이며, 올 상반기 본격 생산할 계획이다.

두산은 2014년 연료전지 사업 진출을 선언했다. 지금은 조직 정비를 마치고 사업 개시 1년 만에 구체적 성과도 나오고 있다. 두산이 주력할 건물용·규제용·주택용 연료전지 시장은 연평균 30%씩 확대돼 2023년에는 38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핵심 사업 경쟁력 개선이 우선▼
포스코는 철강 산업 불황을 극복하기 위해 차별화된 기술력으로 개발한 ‘월드프리미엄 제품’의 비중을 높여나간다는 전략을 세웠다. 포스코 제공
포스코는 철강 산업 불황을 극복하기 위해 차별화된 기술력으로 개발한 ‘월드프리미엄 제품’의 비중을 높여나간다는 전략을 세웠다. 포스코 제공

포스코는 글로벌 철강시장의 공급과잉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포스코의 기술경쟁력이 가장 극대화된 ‘월드프리미엄 제품’을 중심으로 수익성 확보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월드프리미엄의 대표 제품은 자동차강판이다. 포스코는 자동차강판 기술을 세계 시장에 알리기 위해 11일(현지 시간) 미국 미시간 주 디트로이트에서 개막한 ‘2016 북미 국제오토쇼’에 참가했다. 글로벌 철강업체 중 처음이었다.

LS그룹은 최근 원자재 가격의 지속적인 하락, 신흥국 외환위기 가능성 고조 등 위험요소가 산재해 있기 때문에 모든 경영자원을 ‘Cash Base(원칙현금주의)’로 관리하기로 했다. 미래준비를 위한 투자가 적기에 이뤄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LS는 우선 초전도케이블, 스마트그리드, 초고압직류송전(HVDC) 등 에너지 효율화 기술의 국산화에 박차를 가한다는 전략이다.

효성은 올해에도 스판덱스, 타이어코드, 시트벨트용 원사, 에어백용 원단 등 핵심 사업의 역량을 강화하는 데 집중하기로 했다. 한편으로는 폴리케톤, 탄소섬유 등 신성장동력 사업을 집중 육성해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에도 나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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