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기 “글로벌 판매망 없어 기술 수출”

  • 동아일보

주형환 산업장관 만나 애로 밝혀… “R&D투자 세제혜택 늘려야”

지난해 대형 신약 수출 계약을 잇달아 체결한 한미약품 임성기 회장(사진)이 신약 개발 과정의 어려움을 털어놓았다. 정부가 ‘제2의 한미약품’을 만들겠다고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밝힌 지 이틀 만에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경기 화성시 동탄기흥로 한미약품 연구센터를 찾은 자리에서다. 주 장관은 20일 한미약품 연구센터에서 바이오 제약업계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열고 한국 의약산업 발전 방안을 논의했다.

주 장관은 임 회장에게 신약 연구개발의 애로사항부터 물었다. 그가 “(한미약품이) 자기 브랜드로 생산할 수 있는데 왜 기술 수출을 했느냐”고 묻자 임 회장은 “끝까지 임상을 끝내더라도 글로벌 판매망이 없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답했다. 임 회장은 또 “신약을 개발할 때 임상 마지막 단계에 드는 비용이 전체 개발비의 절반이 넘는데 이를 감당할 수 없다”며 “앞으로 희귀 약품을 직접 만들어 세계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임 회장은 연구개발(R&D) 투자가 쉽지 않은 현실을 토로하기도 했다. 임 회장은 “제약회사는 R&D가 생명인데 투자 여력이 없다. 은행에서 계속 돈을 빌려 투자해야 했다. 직원들 고생을 많이 시켰다”고 말했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사노피와 베링거인겔하임, 얀센 등 글로벌 제약사와 약 8조 원 규모의 수출계약을 체결했다. 임 회장은 아직 갈 길이 멀다고 했다. 임 회장은 “임상을 위한 원료는 우리가 생산해야 한다. 그러나 원료 공급 공장을 짓는 데만 3000억 원이 들어 (재무적으로) 벅찬 상황이다”고 강조했다. 임 회장은 한국이 신약 강국에 들어섰다고 평가하면서 “R&D에 대한 정부의 세제 혜택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주 장관은 “나 역시 얼마 전까지 세제를 담당했던 만큼 R&D 단계에서 혜택을 주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임성기#주형환#세재혜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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