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호-이주열 상견례… “경제상황 엄중” 공감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월 16일 03시 00분


코멘트

기재부-한은 소통 확대하기로… 柳 부총리, 평택항 찾아 첫 현장행보

유일호 신임 경제부총리(오른쪽)가 15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를 만나 악수하고 있다. 이날 두 사람은 오찬을 겸해 1시간가량 최근 경제 상황에 대해 논의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유일호 신임 경제부총리(오른쪽)가 15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를 만나 악수하고 있다. 이날 두 사람은 오찬을 겸해 1시간가량 최근 경제 상황에 대해 논의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금리의 ‘금’자도 못 꺼내게 돼 있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5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와의 첫 회동을 앞두고 기자들에게 이같이 말했다. 현 정부에서 이어져 온 기재부와 한은의 갈등 국면을 의식한 듯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존중하는 발언으로 논란의 여지를 아예 차단하려 한 것이다.

실제 이날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오찬 회동을 마친 두 사람은 논의 결과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현재 경제 상황이 엄중하다는 데 공감했다”, “앞으로도 자주 만나겠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했다. 기재부 관계자도 “취임을 계기로 양측이 상견례를 한 것일 뿐 기준금리와 같은 구체적인 얘기는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양 기관의 긴장 관계를 돌이켜볼 때 경기회복을 원하는 기재부와 가계부채 및 금융 안정을 중시하는 한은 간에는 정책 엇박자가 날 가능성이 상존해 있다. 2013년에도 현오석 전 부총리가 대규모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고 한은에 금리 인하를 압박했지만 당시 김중수 한은 총재가 이를 외면해 심각한 갈등을 빚었다. 이주열 총재는 14일 기자회견에서 “성장률 전망을 낮춰도 금리를 조정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금리 인하 가능성을 배제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꼭 지금이 아니더라도 나중에 통화정책을 동원해 경기회복을 도모해야 할 상황이 생길 경우 유 부총리는 이 총재를 설득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이날 회동에 앞서 유 부총리는 취임 후 첫 현장행보로 경기 평택항을 찾아 수출기업들을 격려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새 경제팀은 새로운 수출시장과 수출 품목의 개척, 산업구조의 고도화를 통해 글로벌 수출 ‘톱 5’ 도약의 기틀을 만들어내려 한다”고 밝혔다.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이날 국회를 방문해 ‘기업 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의 조속한 처리를 여야 의원들에게 당부했다.

손영일 scud2007@donga.com / 평택=박민우 기자
#금리#유일호#한국은행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