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시흥캠퍼스 지연” 애꿎은 배곧신도시 청약자들만 불안

  • 동아경제
  • 입력 2015년 11월 13일 08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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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재검토로 ‘지지부진’…시흥시 “만전기할 것”

시흥 배곧신도시 위치도(왼쪽)와 서울대학교 시흥캠퍼스 조성부지 현장.
시흥 배곧신도시 위치도(왼쪽)와 서울대학교 시흥캠퍼스 조성부지 현장.
경기도 시흥 군자 배곧신도시에 들어설 예정으로 알려진 ‘서울대학교 시흥캠퍼스’ 조성사업이 불투명해지며 청약자들의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13일 시흥시 등 관련기관에 따르면 배곧신도시 내 서울대학교 시흥캠퍼스 조성 사업을 위한 실시협약이 지연되고 있다. 당초 지난 9월 실시협약이 성사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무산된 것. 앞서 지난해 11월에도 실시협약 체결이 진행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무산됐다.

사업의 지연은 갖가지 추측과 논란을 낳고 있다. 지난 7월 홍지영 시흥시 의원은 “실시협약은커녕 서울대 명칭을 사용하지 말라는 교육부 지침까지 있었다”고 지적했다. 또한 유기홍 의원도 지난 11일 “병원 유치 등 2009년 협약(기본협약서)에 포함된 내용은 사실상 백지화”라고 밝혀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런 탓에 배곧신도시 예비 입주자들은 불안하기만 하다. 한 청약자는 “예전에 서울대 총학생회 임원들이 삭발식과 천막 농성도 하면서 (학과 이전에)반발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사업이 진행된다고 해도 초기 계획보다 축소되면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청약자도 “서울대가 내년 총선 영향으로 소극적인 것 같다”라며 “서울대를 보고 청약을 넣었는데 계획이 무산될까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반면 건설사들은 배곧신도시 내 분양 광고에 ‘서울대’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배곧신도시의 한 분양 광고를 보면 ‘서울대 신도시 엄마들’이라는 문구로 이미 서울대 시흥캠퍼스가 확정된 듯한 내용을 담고 있다. 단지 내 어린이집에는 ‘베리타스’라는 용어까지 사용했다. 실제로 현장 인근 시화공단 일대에는 ‘서울대’가 새겨진 분양 광고 현수막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배곧신도시에는 모두 2만1541가구가 들어서는데, 이 가운데 ‘호반베르디움 센트럴파크 1차’ 1414가구와 ‘SK뷰’ 1442가구는 지난 7월 입주했다. 5400여 가구의 ‘한라비발디 캠퍼스 1,2차’는 모두 판매됐으며, 한라 비발디 3차 1300여 가구는 13일 1순위 청약에 들어간다.

배곧신도시 인근에 걸린 서울대를 강조한 분양 현수막.
배곧신도시 인근에 걸린 서울대를 강조한 분양 현수막.
이와 관련해 서울대는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서울대는 지난 2009년 ‘서울대 시흥국제캠퍼스 및 글로벌 교육·의료산학클러스터’를 조성한다는 내용의 기본협약서를 체결했다. 하지만 이후 성낙인 총장이 새로 취임하면서 사업은 재검토에 들어갔다. 서울대는 최근 내부 전문가들로 TF팀을 꾸린 상황. 서울대는 세부적인 계획안을 내놓겠다는 방침이지만, 청약자들이나 일부 입주자들은 확정되지 않은 사업에 불안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시흥시는 내년 상반기에 사업이 착공에 들어갈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한다는 방침이다.

장진 미래도시개발사업단 팀장은 “무조건 만드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것이 중요해 실시협약이 지연되는 것이다. 더 잘하기 위한 시간일 뿐”이라며 “(서울대가)내년 상반기 착공에 맞추겠다고 했으니 늦어도 내년 초에는 실시협약이 체결돼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만약 시흥시의 바람대로 내년 초 실시협약이 이뤄진다면 오는 2018년 1단계 개교는 가능할 전망이다.

문정우 동아닷컴 기자 apt062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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