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성장률 달성 빨간불…정부, 9조 원 규모 내수 진작카드 꺼내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0월 27일 15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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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부진이 지속되면서 3%대 성장률 달성에 빨간 불이 켜지자 정부가 9조 원 규모의 내수 진작 카드를 꺼내들었다. 3분기(10~12월) 들어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내수에 재정을 집중해 최대한 경제지표를 끌어올리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정부는 27일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제20차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어 올 4분기(10~12월)에 7조7000억 원의 재정을 조기집행하고 소비와 투자를 1조4000억 원 이상 확대하는 것을 핵심으로 하는 ‘최근 경제동향과 대응방향’을 확정했다. 최 부총리는 “경기회복의 모멘텀이 4분기 이후 더욱 공고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정부는 가용재원을 총 동원하겠다”고 말했다.

우선 중앙정부의 올해 재정집행률을 당초 계획(95.5%)보다 0.5%포인트 끌어올려 연내에 집행되는 재정 규모를 1조6000억 원가량 확대하기로 했다. 12월 추진할 예정이던 도로, 건설 등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은 11월까지 앞당겨 마무리한다. 특히 가뭄피해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피해복구 및 농업용수 개발사업을 적극 발굴해 지원할 계획이다. 재정이 양호한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3조7000억 원의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는 한편, 올해 지방재정 집행률을 87.2%에서 88.0%로 올려 연내에 2조4000억 원을 추가 집행키로 했다.

또 소비를 진작하기 위해 건강보험공단의 건강보험 급여 중 내년 초에 지급되는 1조 원을 올 12월로 앞당겨 지급한다.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에 열리는 ‘문화가 있는 날’ 행사는 매월 마지막 1주일로 확대한다. 투자와 관련해선 산업은행의 기업투자촉진프로그램의 4분기 집행 규모를 4000억 원 늘리고, 대기업의 연내 투자계획 이행상황을 점검할 계획이다. 그밖에 노동 교육 공공 금융 등 4대 구조개혁과 경제 활성화 관련 입법이 연내에 마무리될 수 있도록 국회와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정부는 이번 조치에 힘입어 ‘재정절벽’ 현상은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에는 세수 부족 등의 이유로 17조5000억 원의 불용액이 발생해 4분기 경제성장률이 급락한 바 있다.

하지만 정부는 유가하락과 세계경제의 둔화로 수출부진이 4분기에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도 뾰족한 수출대책은 내놓지 못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수출의 경우 외부변수의 영향이 큰 탓에 정부가 내놓는 대책에 한계가 있다”며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등 기존에 체결한 FTA들이 비준되면 수출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손영일 기자scud20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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