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귀엽다고 얕보지 마세요” 조용하지만 강력한 힘 발산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0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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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 쉐보레 ‘트랙스 디젤’

≪ 그동안 자동차업계에서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라고 소개되는 차를 볼 때마다 하나같이 좀처럼 소형으로 느껴지지 않는다는 생각을 했다. 소형 SUV라고 해도, 정작 차를 마주하면 젊은 여성의 사이즈 감각으로는 도무지 소형이라고 고개를 끄덕일 수 없는 커다란 덩치를 보고 입을 쩍 벌리곤 했다. ‘소형 SUV의 교과서’라고 불리는 쉐보레 트랙스 디젤 역시 예외일 순 없었다. 차의 전장(차체 길이)은 4245mm, 전고(키)는 1670mm로 여타 소형 SUV와 별반 다를 바 없는 크기다. 그럼에도 다소 묵직해 보이긴 매한가지였다.≫


운전 경력이 길지 않은 젊은 여성으로서 SUV는 그 자체만으로도 다소 큼지막해 부담스러울 때가 있었다. 한국에선 비좁은 도로에서 수많은 차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오가야 하니 더욱 그랬다.

정작 트랙스 디젤을 탔을 땐 부담스러울 정도로 육중한 느낌은 들지 않았다. 외관 디자인도 역동적인 SUV의 강점은 살리면서 둥글둥글하고 귀여운 매력이 있었다.

한국의 도로 환경과 차량 가격을 감안했을 때 이 차의 주행성능은 꽤 만족스럽다.

제너럴모터스(GM) 유럽 파워트레인이 개발하고 독일 오펠(Opel)이 공급한 4기통 1.6 CDTi 디젤 엔진이 장착됐다. 이 엔진에는 오펠의 첨단 디젤엔진 개발 기술이 집약돼 있는데, 견고하고 가벼운 알루미늄으로 제작돼 차체를 가볍게 하는 데 기여했다.

특히 탁월한 정숙성을 강조하는 차여서 ‘속삭이는 디젤(Whisper Diesel)’이란 닉네임이 붙은 게 눈에 띈다. 실제로 주행하는 내내 디젤 차량치고는 소음과 진동으로 인한 불편이 별로 느껴지지 않았다.

속도를 내면 강력하면서도 안정적인 힘이 느껴졌다. 트랙스 디젤의 최고출력은 135마력, 최대토크는 32.8kg·m로, 동급 최고 수준의 퍼포먼스를 제공한다. 일반적인 소비자가 한국의 고속도로를 주행하는 용도로 쓰기에는 아쉬움이 없을 정도의 성능이란 생각이 들었다.

트랙스 디젤에는 GM 전륜구동 차량 전용 3세대 6단 자동변속기가 장착돼 변속기 내부 효율이 기존 모델에 비해 20% 개선됐다. 기어비를 최적화해 주행 및 변속시 동력 손실을 최소화하고 가속성능을 대폭 높였다고 한다. 연료소비효율은 L당 14.7km다.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브레이크가 상대적으로 예민하지 않다는 것이다. 서울 도심처럼 매일같이 앞차와 뒤차가 다닥다닥 붙어서 주행하는 곳에서는 브레이크를 밟았을 때 곧장 멈춰서야 안심이 되기 때문이다. 그래야 설령 브레이크를 밟자는 판단을 0.5초가량 늦게 했더라도 접촉사고에 대한 걱정이 다소 누그러든다.



트랙스 디젤은 브레이크를 밟아도 곧장 서기보다는, 비교적 서서히 차가 멈추는 느낌을 받았다. 운전이 미숙한 사람이라면 이 점을 감안해 주행해야 할 것 같다.

그래도 안전성으로 보면 트랙스 디젤은 우수하고 실속 있는 차량이다. 차체에 고장력 및 초고장력 강판을 66% 이상 적용해 세계 최고 수준의 충돌 안전성을 확보했고, 총 6개의 에어백과 차체 자세 제어 장치 등을 전 트림에 기본으로 적용했다.

트랙스는 출시 첫해에 국토교통부 주관 신차안전도 평가에서 최고 점수로 ‘올해의 가장 안전한 차’에 선정됐고, 미국 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가 발표한 ‘2015 가장 안전한 차’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 차의 가격(자동변속기 기준)은 △LS 2195만 원 △LS 디럭스 패키지 2270만 원 △LT 2355만 원 △LT 레더 패키지 2436만 원 △LTZ 2495만 원이다.

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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