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티던 ‘개미들’도 던졌다…코스닥 4% 넘게 폭락, 주식시장 ‘패닉’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8월 21일 18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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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들의 ‘셀 코리아’ 분위기에도 꿋꿋이 버텨오던 개인투자자들이 투매 행렬에 나서면서 주식시장이 ‘패닉’(공포 상황)으로 내몰렸다. 개인투자자들이 역대 최대 순매도 규모를 기록한 코스닥 시장은 4% 넘게 폭락했다.

21일 코스닥 시장에서는 개인투자자들이 1996년 7월 코스닥 시장 개장 후 역대 최대 규모인 2048억 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이날 코스닥지수는 연중 최대 하락률인 4.52%를 보이며 627.05로 마감했다. 3월 12일 이후 5개월여 만에 630선이 깨진 것이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773억 원, 1114억 원 순매수했지만 하락세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날 개장과 함께 1,850 선까지 밀렸던 코스피는 전날보다 38.48포인트(2.01%) 급락한 1,876.07로 마감하며 5일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2013년 8월 23일 이후 약 2년 만에 1,870 선으로 주저앉은 것이다. 개미 투자자들은 올해 세 번째로 큰 규모인 5340억 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투자가들은 12거래일째 셀 코리아 기조를 이어갔다. 외국인들은 이날 4375억 원을 팔아 12거래일 동안 총 1조9275억 원을 순매도했다. 반면 연기금 등 기관은 지수 하락이 과도하다는 판단에 따라 경기 방어주, 수출 수혜주 등을 중심으로 9189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날 유가증권 시장의 시가총액은 23조6550억 원이 증발했다.

투자자들은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과 중국의 위안화 쇼크 등 불안정성이 해소되지 않은 가운데 북한의 포격 도발 변수마저 나타나자 충격에 빠졌다. 특히 코스닥 시장의 상승세를 이끌었던 화장품, 게임 등 중국 수혜주와 바이오주가 중국 경기 둔화 우려와 미국 바이오산업의 실적부진으로 약세를 보이면서 하락 폭을 키우고 있다.

류용선 현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북한 포격 도발이 매도 타이밍을 고민하던 개인들에게 방아쇠로 작용했다”며 “신용 거래를 늘렸던 개인들이 증시 회복 기대감을 접고 손절매에 나서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류 팀장은 “미국 금리 인상에 대비해 신흥국에서 글로벌 자금이 빠져나가는 시점에 ‘북한 리스크’가 터져 외국인투자가의 자금이탈 흐름이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중국의 8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잠정치가 시장 기대치보다 낮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4.27% 폭락한 3,507.74로 장을 마쳤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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