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 늘었지만 지갑은 ‘꽁꽁’…의식주 뺀 모든 영역 지출 줄어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8월 21일 16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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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침체에 대한 불안감으로 허리띠를 졸라매는 사람들이 많은데다 메르스 사태까지 겹치면서 올 2분기(4~6월)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됐던 것으로 나타났다. 가처분소득이 늘었는데도 미래에 대한 불안 때문에 가계가 소비를 늘리지 않은 것이다.

21일 통계청의 가계동향 자료에 따르면 2분기 가처분소득에서 소비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인 평균소비성향이 71.6%로 2분기 기준으로 보면 관련 통계를 전국 단위로 집계하기 시작한 2003년 이후 가장 낮았다. 세월호 참사가 있었던 작년 2분기보다도 1.0%포인트 낮았고, 분기 구분 없이 역대 최저치인 작년 4분기(71.5%)와 비교하면 불과 0.1%포인트 높은 것이다.

자료에 따르면 의식주 등 꼭 필요한 소비를 제외하고 개인이 선택적으로 소비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영역의 지출이 줄었다. 오락·문화 지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4% 줄면서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8년 4분기(-4.6%)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을 보였다. 반면 주거·수도·광열(7.8%) 식료품(2.0%) 등의 지출은 늘었다. 올해 초 담뱃값 인상의 영향으로 주류·담배 지출도 전년 동기 대비 19.8% 증가했다.

전반적인 가계의 살림살이는 다소 나아졌다. 가구당 가처분소득은 348만4000원으로 지난해 2분기에 비해 3.1% 늘었다. 소득 수준 하위 20%인 1분위의 가처분소득이 9.6% 증가한 반면 상위 20%인 5분위는 2.8% 늘었다. 이에 따라 소득불평등 수준을 보여주는 지표인 소득 5분위 배율(5분위의 평균소득을 1분위 평균소득으로 나눈 것)이 4.19배를 나타내 2003년 이후 가장 낮았다. 소득 5분위 배율은 2011년 4.89배, 2012년 4.76배, 2013년 4.68배, 2014년 4.58배 등 매년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

세종=김철중 기자 tnf@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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